[기자수첩] 반(半)자율주행차에 대한 오해와 맹신

아직은 반쪽짜리 자율주행...사고방지 교육 강화·제도 보완 필수

기자수첩입력 :2018/06/14 11:11    수정: 2018/06/14 15:04

“반자율주행 테스트 영상 올리는 분들을 보면 너무 화가 납니다. 다른 사람 목숨을 뭘로 생각하는건지...”

모 자동차 관련 단체 오픈 카톡방에 남겨진 일반인 글이다. 최근 반(半)자율주행 관련 우려와 사고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연이어 발생되면서 이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충분히 느껴진다.

반자율주행 시스템은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과 달리, 특정 도로 주행 시 특정 시간 동안 자동 주행이 가능한 개념으로 설계됐다. 한마디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같은 의미다.

하지만 아직까지 자동차 업계에서 완벽한 반자율주행차는 없다. 윈드쉴드에 부착된 일부 차량용 카메라는 아직까지 흐릿한 차선을 읽지 못하고, 차량 앞쪽에 탑재된 일부 레이더 장치는 눈이나 비가 올 때 앞차와의 거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또 급커브 구간을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HDA 시스템이 실행중인 싼타페 TM 계기반 7인치 TFT-LCD 디스플레이 (사진=지디넷코리아)

우리는 반자율주행 시스템 단점을 받아들이는데 소홀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스티어링 휠 경고 장치를 없앨 수 있는 일명 ‘LKAS(차선유지보조시스템) 유지 모듈’ 튜닝이 성행하고 있고, 일부 유튜브 이용자는 스티어링 휠에 생수병을 꽃고 고속도로에서 반자율주행을 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스티어링 휠 경고 메시지를 무시하고 벌써부터 완전 자율주행을 즐기려는 일부 소비자들의 욕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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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업체들은 반자율주행 시스템의 위험성을 소비자에게 알리기보다, 장점 알리기에만 급급하고 있다. 일부 차량을 제외한 국내에 판매되는 거의 모든 차량 계기반 클러스터에는 반자율주행 시스템 실행시 스티어링 휠 소지 필요성을 강조하는 경고 문구를 내보내지 않는다.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약 15초 이상 잡지 못할 때 경고를 내보내는 수준에만 그쳐있다.

반자율주행 시스템은 운전자의 주행 피로감을 덜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됐다. 이 시스템이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발전될 때까지는 아직 많은 시간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에 이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면, 또 다른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하루 빨리 반자율주행 시스템 관련 사고 방지를 위한 제도 보완과 강력한 경고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