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랜도(미국)=임유경기자] 글로벌 기업용 소프트웨어(SW) 업체 SAP의 연례 최대 IT 컨퍼런스 '사파이어 나우 2018 '행사가 5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행사에서 SAP는 지능화된 기업용 SW를 제공하기 위해 회사가 갖추고 있는 기술과 제품을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
SAP는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 위에서 데이터를 저장·관리하고, 데이터에 머신러닝 및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다양한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지능화하는 일련의 방법을 정립해, 이를 '인텔리전트 엔터프라이즈'라는 개념으로 소개했다.
SAP의 핵심 제품인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 SAP S/4 HANA와 새롭게 출시한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 SAP C/4 HANA도 '인텔리전트 스위트'라는 점이 강조됐다.
■"인텔리전트 ERP, 워라밸 높여 줄 것"
세바스티안 슈뢰텔 SAP 머신러닝 디지털 총괄은 이날 진행된 인터뷰에서 SAP가 ▲사용자 경험(UX) 개선 ▲예측 분석 ▲비즈니스 프로세스 자동화 등 3가지 목적을 가지고 ERP에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슈뢰텔 총괄 따르면, SAP가 이 중 가장 많이 투자하고 있는 영역이 비즈니스 프로세스 자동화다. ERP는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처리하는 솔루션인 만큼, 반복적인 비즈니스 프로세스는 기계가 자동으로 처리하게 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도록 돕는다.
SAP는 지난해 일본에서 특히 많은 머신러닝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한다. 그는 "많은 아시아 국가처럼 일본인들의 업무 시간이 상당히 긴 편인데 일본 정부는 기업에 일과 삶의 균형(워크앤라이프밸런스)을 맞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기업들이 머신러닝을 도입해 직원들의 업무시간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공개한 레오나르도는 인텔리전트 엔터프라이즈를 구현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뒷받침해주고 있다. 레오나르도는 머신러닝, 블록체인, 사물인터넷(IoT) 등의 기술을 모듈화해서 ERP에 적용할 수 있게 해준다. 또, 클라우드 플랫폼 위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이 가능한 구조로, 고객과 파트너가 혁신적인 기능을 함께 개발하고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게 큰 특징이다.
슈뢰텔 총괄은 "SAP가 최근 2-3년 사이 레오나르도를 준비하면서 머신러닝 기술에 투자를 집중해 왔다"며 "ERP를 넘어 다양한 엔터프라이즈 영역에서 머신러닝 투자가 더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서 처음 공개된 CRM 스위트 C/4 HANA에도 머신러닝 기술이 적용됐다고 소개했다. 고객 지원 프로세스를 자동화해 전체 문의 중 20-30% 이상을 차지하는 단순 문의는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게 했다. 여러가지 질문이 섞이거나 정책 등 복잡한 문의 처리에도 머신러닝을 적용해 최적의 담당자를 연결할 수 있게 했다.
그는 "인텔리전트 엔터프라이즈 개념 아래 우리 코어 시스템은 서로서로 연동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발전된 형태의 인텔리전트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3년 안에 ERP 내 업무 50% 자동화 목표"
스벤 데넥켄 SAP 클라우드 ERP혁신 부문 선임 부사장은 인터뷰에서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3년 안에 ERP 내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50%를 자동화시키는 것이 SAP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복잡하고 반복적인 일들이 자동화될 것이고 이로인해 지금과 완전히 다른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ERP가 개발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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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복잡한 업무가 자동화되는 사례로 ERP 내 송장(인보이스) 자동 매칭을 들었다. 한국 제조기업이 해외에 공급망을 두고 있을 때 본사 회계부서는 다양한 인보이스 데이터를 입력하고 제대로 맞는 지 확인해야 했다. 여기에 머신러닝 기술을 적용하면 송장 자동매칭이 가능해져, 업무 처리 시간이 줄어들고 정확도도 향상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자동화를 통해 직원들은 단순 업무를 줄이고 더 많은 시간을 고부가가치 업무에 투입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