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제약사 “R&D 분야별 회계처리 기준 필요”

한국바이오협회, R&D 비용 자산화 업계 의견 조사

디지털경제입력 :2018/05/29 10:11

국내 바이오, 제약기업들이 연구개발(R&D) 분야별 회계처리 기준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응답 기업들은 창업 초기에 R&D를 비용으로 잡으면 재무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며 기업 실적, 역량에 맞게 탄력적으로 R&D 자산화 기준을 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한국바이오협회는 지난 28일 연구개발(R&D) 비용 회계처리방식에 대한 업계 설문조사 결과 발표와 업계 관계자 간담회를 판교 사옥에서 개최했다고 29일 밝혔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회계처리 기준 필요성에 대해선 84%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신약, 바이오시밀러 등 R&D 분야별 회계기준 필요성에 대해서도 78%가 찬성했다. 특히 바이오신약 분야에서 90.9%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한국바이오협회 CI.(사진=한국바이오협회)

R&D 단계별 비용자산화 적용 기준에 대한 응답은 기업별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임상1상 개시와 임상3상 개시가 각각 21.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임상 2상 개시 17.4% ▲임상 2상 완료 8.7% ▲품목허가 완료 후 8.7% ▲임상3상 완료 4.3% 순으로 응답했다. 기타도 17.4%로 높게 나타나 R&D 자산화 기준을 정하지 말고 기업에 맞게 탄력적으로 적용하자는 의견이 포함됐다.

일부 기업은 창업 초기 때 연구개발비를 비용으로 처리하면 완전한 자본잠식 우려와 손익구조 악화로 정부과제 수주, 투자 유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를 건의사항으로 내놨다.

일률적인 회계기준 적용보다는 개별 기업 실적과 역량에 따라 회계 처리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R&D가 주업인 바이오기업에 R&D 자산 처리를 제한하는 정책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과 사후 적발 회계감리보다 기업과 감사인이 예방 중심으로 회계처리방식을 지도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따랐다.

R&D 자산화 비율에 대한 응답은 0%가 가장 높게 나타나 상당수 기업들이 현재 R&D비용을 자산화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응답했다. 이어 ▲30% 미만이 27.3% ▲31~50%가 22.7% ▲51~100%가 13.6% 순으로 나타났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한 단계만 들어가면 굉장히 다양한 변수와 차별적인 요소들로 이뤄진 바이오산업은 국내서 이제 막 산업 개화를 시작한 시점”이라며 “산업 안착을 위한 회계처리 방식에 대한 논의는 일률적인 기준보다 산업적 특수성을 고려해 본격적으로 시작돼야 할 때”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바이오협회가 진행한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9일부터 2주일간 바이오, 제약기업 26곳 대상으로 이뤄졌다.

응답한 기업은 ▲전년도 매출 10억 미만이 24% ▲10억~50억 미만 16% ▲50억~100억 미만 12% ▲100억~500억 미만 16% ▲500억~1천억 미만 16% ▲1천억 이상 16%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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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 기업의 주요 R&D 분야는 바이오신약이 29.7%, 바이오시밀러 13.5%, 합성신약 10.8% 순이었다. 체외진단기기 및 유전체분석 등을 포괄하는 기타도 29.7%를 나타났다.

기업 규모론 300인 미만 중소기업이 69.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중견기업 19.2%, 대기업 11.5% 순으로 응답했다. 이들 기업 중 61.5%는 상장기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