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궈밍치 없는 애플 루머, 무슨 낙(樂)으로 보나?"

궈밍치 KGI증권 떠나자 전세계 애플 팬 '실망'

홈&모바일입력 :2018/05/06 10:53

오랫동안 애플 신제품 전망으로 이름을 날렸던 대만 애널리스트, 궈밍치(郭明錤)가 최근 몸담았던 대만 KGI증권을 떠났다. 그의 이름 세 글자가 담긴 보고서에 일희일비하던 업계 관계자들과 애플 팬들은 실망에 빠졌다.

■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남자, 궈밍치

궈밍치는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극히 일부 해외 언론의 인터뷰에 응한 것 외에는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심지어 사진 한 장 찾기 쉽지 않다. 2014년 대만 디지타임스의 인터뷰에 등장한 사진 한 장이 전부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가 대만 2위 증권사인 KGI 증권의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며 2010년부터 애플 신제품 관련 정보에서 두각을 드러냈다는 사실이다.

궈밍치는 언론 앞에 자기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았다. (사진=디지타임스)

일례로 2016년에는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 등 두 가지 아이폰 모델이 출시될 것을 예언했고, 12.9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아이패드 프로가 나올 것이라 예측했다. 2015년 처음 출시된 애플워치가 매달 200만 대 이상 팔릴 것도 거의 정확하게 맞췄다.

■ 어떻게 맞췄을까... 비결은 "공급망 추적"

물론 궈밍치는 신이 아니며 그 조차도 예측에 실패한 적이 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믿고 거르는 궈밍치'라며 그를 폄하한다. 그러나 그가 내놓는 보고서는 애플 팬들을 일희일비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그가 비교적 정확한 예측을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공급망 추적에 있다. 아이폰은 물론 아이패드, 맥북에어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는 물론 폭스콘 등 이를 모아 조립하는 업체까지 폭넓은 정보망이 그의 보고서 작성을 도왔다.

궈밍치는 12.9인치 아이패드 프로의 등장을 정확히 맞추기도 했다. (사진=씨넷)

그가 내놓은 투자자 노트나 보고서가 대만 IT 언론 디지타임스나 나인투파이브맥, 맥루머스 등을 통해 공개되면 하루 안에 전 세계로 퍼졌다. 폭스콘 등 OEM 업체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업체의 주가도 요동치게 했다.

그의 보고서는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언론에 귀중한 취재원이 되기도 했다. 애플 관련 뉴스를 쓴 전 세계 모든 언론인들은 궈밍치에게 빚을 진 셈이다.

■ "궈밍치 빠진 애플 루머, 무슨 맛으로 보나"

그러나 궈밍치는 4월 말 돌연 KGI증권을 떠났다. 대만 차이나타임스는 지난 30일 "궈밍치의 다음 행보는 확실하지 않지만 애플 제품 대신 다른 산업 분야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왜 궈밍치가 KGI증권을 떠났는지는 오직 그만이 안다. 이제 더 이상 'KGI증권 궈밍치'의 보고서는 볼 수 없게 됐다. 대신 바클레이 등 유명 투자은행의 보고서나 중국, 혹은 베트남에서 유출되는 사진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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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중국이나 베트남 등에서 유출되는 부품 사진을 통해 애플 새 제품을 유추해야 한다. (사진=ifanr)

최근 애플도 강력한 내부 입단속에 나섰다. 지난 4월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내부 웹사이트 공지사항을 통해 "2017년 내부 유출자 29명을 적발했고 그 중 12명이 체포됐다. 이들은 실직자가 됐을 뿐만 아니라 다른 직업도 못 구하게 됐다"고 경고했다.

애플은 "앞으로 출시될 모델 관련 정보가 유출되면 현재 모델의 매출이 떨어지고 경쟁사가 베낄 시간을 벌어준다"며 언론인과 애널리스트, 블로거를 멀리하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한 것은 이런 사내 메모조차도 언론에 유출되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