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용 노트북, '100만원 벽' 넘기 힘드네

업계 "가성비 따지는 한국 소비자 까다로워"

홈&모바일입력 :2018/04/12 07:55    수정: 2018/04/13 08:22

지난 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배틀그라운드 열풍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다. PC 제조사도 고성능을 앞세운 200만원대 고가 게임용 노트북을 잇달아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잘 팔리는 노트북은 100만원 내외 제품들이다.

■ "한국이 제일 핫하면서 까다로운 시장"

국내외 PC 제조사·유통사 관계자들은 세계 시장 중 게임용 노트북에 가장 관심이 많은 나라로 주저없이 한국을 꼽는다. 그러나 게임용 노트북을 고르는 기준이 가장 까다로운 시장 역시 한국이다.

11일 게임용 노트북 신제품 발표를 위해 한국을 찾은 MSI 관계자는 "나라마다 선호하는 모델에 차이가 있다. 중국 시장은 저가 제품의 수요가 크지만 호주와 유럽은 대형·고성능 제품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MSI GE63. 실구매가가 110만원 선인 보급형 게임용 노트북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반면 한국과 대만 시장에서는 가격 대비 성능(일명 '가성비')이 뛰어난 제품을 선호한다. 이 관계자는 "특히 한국 시장은 PC 하드웨어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이 많아 여러 조건을 따진다"고 설명했다.

■ 15.6인치, 100만원대 노트북 잘 팔린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으로는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에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50/1060 그래픽칩셋을 탑재한 15.6인치 게임용 노트북이 꼽힌다. 윈도10 운영체제를 뺀 프리도스 모델은 100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에 팔린다.

주요 노트북 제조사들도 최근 인텔이 출시한 8세대 코어 프로세서(개발명 커피레이크H)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을 일제히 시장에 투입했다.

에이서 니트로5. 메모리와 저장공간을 낮췄고 실제 판매 가격은 110만원 미만이다. (사진=에이서)

가장 먼저 국내 시장에 출시된 제품은 에이서 니트로5다. 탄소섬유 소재 본체에 15.6인치 풀HD 디스플레이,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50(4GB 메모리)에 메모리는 기본 4GB, 저장공간은 128GB M.2 SSD를 쓴다. 윈도10 홈이 기본 탑재된 코어 i7 모델 가격은 110만원이 채 안된다.

MSI코리아도 GL63 시리즈를 국내 시장에 투입했다. 자동 오버클록 등 최적화 기능을 갖춘 독자 소프트웨어인 '드래곤 센터 2.0'을 탑재했고 게임에서 입체음향을 보강하는 솔루션인 나히믹3도 지원한다. 코어 i7 프로세서와 지포스 GTX 1050 Ti(4GB 메모리), 8GB 메모리를 탑재한 모델이 120만원 전후에 팔린다.

델도 보급형 게임용 노트북인 G시리즈를 이르면 5월 국내 출시한다. (사진=델)

델도 가격을 낮춘 게임용 노트북인 G시리즈를 이르면 5월 국내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G3 15는 인텔 8세대 코어 i7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GTX 1050 그래픽칩셋, 15인치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지연 시간에 민감한 게임을 위해 와이파이 성능을 대폭 강화했다.■ 유통사들 "잘 팔려도 고민"

그러나 국내 유통사들은 100만원대 게임용 노트북이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이 썩 달갑지 않다. 최소한의 이윤만 남긴 미끼상품만 잘 팔린다는 의미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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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다나와나 에누리 등 가격비교 사이트의 상품정보란, 혹은 신제품 출시 기사의 댓글을 보면 200만원이 넘는 제품에는 여지없이 '비싸다'는 댓글이 달린다.

한 유통사 관계자는 "냉각 성능이나 하드웨어 구성, 디스플레이 응답 속도 등을 따지면 200만원에 육박하는 게임용 노트북이 무조건 비싸다고는 할 수 없다. 같은 조건으로 데스크톱PC를 구성하면 오히려 더 비용이 많이 든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