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B, 지진 회피 해저케이블 구축에 1천억 쓴다

SKB "해저케이블 확보로 차별적 서비스와 안정적인 망 품질·용량 제공 가능"

방송/통신입력 :2018/04/05 13:43

SK브로드밴드가 점차 늘어나는 트래픽 사용량을 감당하고 지진이나 태풍 등 자연재해가 일어났을 경우에도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해저케이블 사업에 1천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SK브로드밴드는 5일 서울 중구 을지로 삼화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SK브로드밴드는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 해저케이블 구축 컨소시엄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는 증가하는 트래픽 수용 문제다.

시스코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월간 개인당 트래픽 사용률은 2016년 76.4기가바이트에서 2021년 171.8기가바이트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둘째는 네트워크 측면이다. 김재석 SK브로드밴드 인프라지원본부장은 "평상시 서비스하는데는 문제 없지만 해저케이블이 지진이나 태풍 등으로 인해서 고장이 났을 경우 트래픽 병목현상이 생길 수 있다"며 "자가케이블을 갖지 못한 사업자는 병목현상을 적기에 해소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가 구축에 참여하는 해저케이블 SJC2(Southeast-Asia Japan Cable 2)는 홍콩, 일본, 싱가폴 세 국가가 주요 구성이다. 일본은 미국으로 가는 관문을, 싱가폴은 유럽으로 가는 관문을 담당한다. 한국도 주 경로는 아니지만 분기 경로에 속해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싱가폴,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 아시아 9개 국가가 모두 SJC2 분기 경로에 속하게 된다.

SJC2는 해저에서 육지로 인양되는 부분 11개로 구성됐다. 일본의 KDDI, 중국의 차이나모바일인터내셔널, 대만 청화텔레콤, 페이스북 등 9개 기업이 참여한다. 대부분의 동남아시아권 주요 통신사가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셈이다.

메인 경로는 9개 회사가 공동분담해 투자하며, 해당 국가로 각각 분기가 되는 경로는 각 회사가 분담해서 투자한다. SK브로드밴드는 메인 경로에 들어가는 투자비 5500억원과 한국 쪽 분기 경로에 들어가는 투자비용을 합쳐 총 1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해저케이블 구성요소... 핵심은 육양국과 케이블

해저케이블은 ▲육양국 ▲단국장비 ▲해저케이블 ▲중계기 ▲급전공급장치 ▲분기장치 총 6개의 구성요소로 분류된다. 해저케이블의 핵심은 육양국이다. 육양국은 바다와 육지 사이 인접구간에 설치되는 통신국사로 바닷속에 있는 해저케이블을 끌어올려 지상의 통신망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단국장치는 해외로 나가는 국제전화나 인터넷 등의 회선에 집중한다. 집중한 데이터는 광신호로 변환되며 단국장치는 이 광신호를 광케이블에 전달한다.

김재석 본부장은 "이번에 구축하는 해저케이블은 기존 케이블과 다르다"며 "해저 밑에 설치되어야 하기 때문에 무거운 철심으로 감싼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케이블과 달리 전원공급을 해줘야 하며 동선도 있다"고 설명했다.

중계기는 단국장치에서 신호가 멀리까지 갈 수 없는 점을 보완해 중간에 신호를 증폭해주는 장치다. 광신호를 70km 단위로 잘라서 줄어든 신호를 다시 살려주는 역할을 한다. 이 중계기에 전원을 공급하는 장치가 육양국의 전원공급장치다.

김재석 본부장은 "중계기는 전원을 공급받아 일그러지거나 줄어든 신호를 원신호로 복구하며 1만km 이상 전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분기장치는 원 신호를 분기 경로를 통해 육양국으로 전송한다.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육양국은 태안과 거제에 각각 하나씩, 부산에는 두 개가 설치되어 총 4개가 될 예정이다.

■ 해저케이블 확보로 차별적 서비스와 안정적인 망 품질·용량 제공

SK브로드밴드는 해저케이블 확대를 통해 ▲차별적인 국제 전용회선 서비스 ▲지진대를 우회한 안정적인 망 품질 ▲가장 큰 용량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아시아에 홍콩, 일본, 싱가폴 3개의 주요 거점이 있는데 이곳은 대부분의 모든 트래픽들이 집중되는 지역"이라며 "SJC2 케이블을 부산에서 육양하게 되면 서울에 있는 데이터센터로 연동돼 원스톱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 간 통신이 바로 가능한 셈이다.

지진대를 우회한 안정적인 망 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김 본부장은 "아시아권 해저케이블 루트는 환태평양을 둘러싼 불의 고리에 대부분 포함되는데 이 부분을 100% 회피하기는 불가능하다"며 "지진에 대한 발생빈도를 분석해서 가급적 최대한 지진대를 우회하도록 설계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또 용량에 대해서는 "SJC2에 도입되는 케이블은 주파수와 파장 등을 유연하게 적용해서 9테라 이상의 용량을 처리할 수 있다"며 "아직까지 해저케이블에 이런 기술이 도입된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해저케이블 착공은 올해 시작해 2021년 완공될 예정이다.

김 본부장은 "단순히 해저케이블을 확보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센터와 연계를 통해 미래 사업과 성장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본 해저케이블 사업을 추진하는 목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SK브로드밴드 담당자들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 전체 사업 규모 금액은 얼마나 되고 SK브로드밴드는 얼마나 투자하는가.

"SJC2 컨소시엄에 참여한 회사는 9개고 전체 투자 규모는 5500억이다. 브로드밴드는 1000억 정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재석 SK브로드밴드 인프라지원본부장)

- 참여 회사를 보니 망 사업자 말고 페이스북도 있는데 어떤 이유에서 함께 참여하는 것인가. 최근 SK브로드밴드와 페이스북이 망 사용으로 갈등이 있었는데 이와 관련이 있는가.

"페이스북은 늘어나는 트래픽을 자체적으로 수용하기 위해 웬만한 컨소시엄에는 거의 다 참여하고 있다. 최근 이슈가 되었던 망 대가와는 관련이 없다." (김재석 본부장)

- KT도 자회사 서브마린을 통해 해저케이블을 구축해서 운영하고 있는데 사업성에 의문이 제기된다는 감사결과가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수지타산을 어떻게 맞출 계획인가.

"KT 서브마린은 사업을 하는 회사가 아니라 인프라를 관리하고 유지보수를 해주는 업체이다. 해저케이블을 통해 사업하는 부서는 KT 내부에 있고 수익성이 마이너스는 아니라고 알고 있다." (김재석 본부장)

"해저케이블을 보유했을 때 SK브로드밴드로서는 두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는 늘어나는 사용자들의 이용량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콘텐츠가 고화질이 되면서 자연 순증에 대한 해저케이블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현재는 해외 다양한 곳에서 회선을 빌리고 있다. 자가 망을 보유하게 되면 더 이상 빌릴 필요가 없어진다. 둘째는 사업 확장 측면이다. 통신사는 회선 서비스뿐만 아니라 IDC사업도 한다. IDC 해저케이블을 연결하면 콘텐츠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 기업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 (최성균 IDC 사업팀장)

- IDC사업의 향후 계획과 사업목표가 궁금하다. 해저케이블을 깔았을 때 SK브로드밴드 IDC센터만 가질 수 있는 경쟁사 대비 강점이 무엇인가.

"SK브로드밴드는 수도권 내 4개의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차세대도 기획하고 있다. 콘텐츠가 글로벌화되면서 IDC 해저케이블이 얼마나 잘 뚫려있는지가 중요해졌다. SK브로드밴드는 새로운 해저케이블을 고르는 기업에게 안정적이고 빠른 속도를 제공할 수 있다." (최성균 IDC 사업팀장)

- 전체 투자비가 5500억원이고 SK브로드밴드가 투자하는 비용이 1000억원인가.

"기준이 다르다. 해저케이블 사업자 중 일본과 홍콩, 싱가폴은 메인 경로라 분기경로가 없다. SK브로드밴드는 메인 경로 투자비용 5500억원 중 600억원을 부담한다. 나머지 400억원은 분기 경로에 투자하는 비용이다. 9개 사업자가 5500억원을 균등하게 분할해서 투자하고 자국으로 들어가는 분기 경로는 따로 투자한다." (최성균 IDC 사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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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개 사업자들과 케이블을 공동으로 이용하면 상호접속 문제는 없는 건가.

"실제로 베트남까지 갈 일이 없을 거라고 본다. 주요 거점 쪽으로 연동이 되게끔 구축된다. 또 어차피 컨소시엄이니 협정을 맺으면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보다 유리한 위치에서 할 수 있다." (김재석 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