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오픈API 구축 바람...새 수익원 기대

NH농협·KEB하나은행 미리 선점

금융입력 :2018/04/04 13:38    수정: 2018/04/04 20:19

은행권의 오픈 플랫폼과 오픈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구축 바람이 거세다.

금융위원회가 최근 '핀테크 혁신 활성화 방안'으로 금융권 공동 및 개별 오픈 API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는데다, 은행이 오픈 API를 통해 새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데다 수익원으로도 자리매김하고 있어서다.

■오픈 플랫폼·API가 뭐길래

오픈 플랫폼은 무엇이든지 만들어 낼 수 있는 공장의 역할과 비슷하다. 은행에서 수집한 데이터 등을 재료로 활용해 오픈 플랫폼은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오픈플랫폼은 재료들을 토대로 의자를 만들어 낼 수도 있고 자동차를 만들 수도 있다. 만들어 내놓은 상품이 바로 오픈 API다.

은행은 이 오픈 API를 핀테크나 스타트업에 주면, 핀테크 업체가 활용해 또다른 상품을 내놓는다. 전문적인 용어로 말하면 오픈 API는 인터넷을 기반의 프로토콜이다.

그간 은행과 핀테크 업체 간의 교류는 전용선을 통해서만 가능했다.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다보니 확장성도 없었으며 활용도 역시 제한적이었다.

■시중은행 참여 현황은

4일 국내 시중은행(KB국민은행·신한은행·KEB하나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 중 오픈 플랫폼·API를 이미 개발해 활용 중인 곳은 NH농협은행과 KEB하나은행 두 곳이다.

특히 NH농협은행은 2015년 4월 은행권에선 처음으로 오픈 플랫폼인 '원플랫폼'을 만들고 오픈 금융생태계를 꾸려나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올해는 원플랫폼 2.0을 운영 중이다.

원플랫폼을 통한 오픈API로 NH농협은행은 작년 말 기준으로 핀테크 및 스타트업 40군데에게 160만건의 오픈 API 거래, 6천5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NH농협은행은 내년 원플랫폼 3.0으로 더욱 유용한 API를 핀테크 업체에 제공할 계획이다. 구상 중인 것은 스타트업의 상황에 더욱 적합한 맞춤형 오픈API다.

KEB하나은행은 지난 2월 오픈 플랫폼을 구축해 중국 현지에서 위안화로 국내 대학 등록금의 납부를 가능하게 하는 유학생 등록금 수납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외부 핀테크 몇몇 업체와 KEB하나은행의 오픈 API를 사용한 사업은 테스트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오픈 API 제공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오픈 플랫폼을 활용해 차후 내놓을 비즈니스 모델은 ▲사이버 환전 ▲오토론 ▲금융 정보 조회 등이다.

KB금융지주는 작년 7월 그룹 계열사끼리를 공유하는 그룹 오픈API를 개발했지만, 외부업체와의 오픈 API는 아직 진행하지 않고 있다. 다만 올해부터는 ICT기업과 핀테크, 스타트업 등과 오픈 API를 제휴하겠다는 계획은 잡아놨다.

신한금융지주는 1월에 사업자를 선정해 오픈 플랫폼·API를 마련 중에 있다. 현재 전담반(TF)가 가동 중에 있으며 오는 상반기말까지 논의 결과를 도출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권 공동 플랫폼은 물론이고 개별 플랫폼과 API를 투트랙으로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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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우리은행은 금융권 공동 오픈 플랫폼과 API 제공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금융결제원에서 제공하고 있는 금융권 공동 오픈 플랫폼을 통해서도 오픈 API 공유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금융결제원 금융권 오픈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API는 입·출금과 잔액조회 등 5가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5월 마무리할 차세대 전산시스템 구축에 집중하는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이 제한적으로 오픈된 공동API 종류를 확대할 예정으로 알고 있어 여기에 발맞춰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