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페이스북, ‘정보 편식’ 문제의 온상일까?

호주 공정위, 디지털 플랫폼 영향력 조사

인터넷입력 :2018/02/27 11:06

인터넷 서비스가 ‘필터 버블’(사용자가 더 좋아하는 정보만을 표시함으로써 특정 정보에 고립되게 만드는 현상)의 온상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호주 정부가 검색 엔진인 구글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페이스북 등 '인터넷 공룡'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선 필터 버블 문제도 중요하게 다룰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디에이지와 기가진 등 외신은 호주 공정거래위원회(ACCC)가 공개한 보고서에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온라인 플랫폼이 저널리즘과 뉴스를 생산하는 미디어 조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지적됐다고 보도했다.

ACCC는 이번 보고서에서 디지털 플랫폼의 영향력이 공급자의 뉴스 콘텐츠와 광고 수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했다. 또 발행된 뉴스가 소셜 미디어와 검색 엔진 회사들에 의해 변형되지는 않는지, 이들의 데이터 수집에 문제는 없는지 등에 대해 조사했다.

또 보고서를 통해 논쟁의 여지가 있는 온라인 알고리즘과 이것이 뉴스 유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진보된 알고리즘을 사용해 사용자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은 사용자 취향에 맞는 콘텐츠 제공을 가능하게 하는 동시에, 소비자 보호에 있어 우려를 낳기도 한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아울러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사용자 의견을 알고리즘으로 포착하고, 노출되는 뉴스가 이 관점에만 부합하는 ‘에코 체임버’를 만드는 것에 대한 우려가 확산 중이라고 밝혔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는 우려가 있는데, 알고리즘이 사용자 취향에 맞는 콘텐츠만 표시해 특정 뉴스의 최신 정보와 반대의 정보 등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필터 버블 현상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ACCC는 “디지털 플랫폼의 접근성이 개선된 온라인 콘텐츠를 보다 쉽게 볼 수 있게 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에게 전달되는 뉴스와 댓글의 폭은 더 좁아지는 필터 버블 효과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반대로 디지털 플랫폼은 온라인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뉴스와 대중의 의견을 확장했다는 반론도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에는 이런 필터 버블 효과를 일으킨 대상으로 구글과 페이스북이 자주 등장하지만 덕덕고, 빙, 야후, 바이두 등의 검색 엔진도 언급됐다. 또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는 트위터, 링크드인, 스냅챗, 인스타그램, 핀터레스트 등이 거론됐다.

잘못된 정보가 이런 에코 체임버 현상에 따라 온라인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가짜 뉴스를 만들었고, 지난 몇 년 동안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했다는 것이 ACCC의 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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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C 로드 심스 회장은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디지털 플랫폼은 호주와 전세계 미디어 환경을 전면적으로 개편하는 획기적인 기술적, 문화적 변화의 일부”라면서 “이런 기술적 변화가 소비자들에게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줬지만, 호주 소비자들에게 제공되는 뉴스의 품질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중점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이 조사는 전통적인 매체에 대한 장기적인 영향과, 필터 버블 영향 하에서 기존 미디어가 재정적으로 지속 가능한지 여부도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