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삼성전자로부터 공급받는 부품 의존도 줄이기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차기 아이폰에 중국산 낸드플래시가 탑재되고, 삼성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독점 공급하는 '아이폰X(텐)'의 생산량도 크게 감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특히 지난해 'OLED로의 전환'을 선언한 애플이 올해부터 액정표시장치(LCD)와 OLED 폰 '투트랙(Two Track)'의 전략을 취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 타격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 아이폰에 중국산 메모리가 탑재된다고?
애플은 이르면 내년부터 아이폰 등 자사 주력상품에 탑재하는 낸드플래시 반도체를 중국 업체로부터 공급받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1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다수의 외신들이 보도했다.
업계 정보를 종합해보면, 현재 애플의 유력한 공급처 후보로 부상한 업체는 중국 칭화유니그룹의 메모리사업 자회사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다. 만약 두 회사의 합의가 성사된다면, 애플은 역사상 최초로 중국산 메모리를 아이폰에 사용하게 된다.
그동안 아이폰엔 삼성과 SK하이닉스, 일본 도시바 등의 낸드가 탑재됐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낸드 가격이 급등해 애플이 비용 절감을 위해 대안을 찾고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니혼게이자이 역시 "애플이 부품 수급처를 다변화하는 까닭은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다양한 업체들로부터 부품을 공급받겠다는 기존 원칙을 고수하는 와중에,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려는 움직임도 엿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의 낸드 수요량은 전체 글로벌 낸드의 15% 규모에 달한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애플의 글로벌 반도체 시장 구매 점유율이 9.2%를 기록,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 '삼성産' OLED, 공급과잉 분석도
디스플레이도 상황이 엇비슷하다. 일단은 지난해 애플이 출시한 아이폰X의 성적이 예상보다 부진한 것이 문제다. 최근 들어서는 아이폰X이 올 여름에 단종될 것이라는 '조기 단종설'에도 힘이 실린다. 아이폰X에 탑재된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8일 "애플이 아이폰X의 생산량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에 막대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X의 예상 수요를 계산해 OLED 패널 생산량을 증대한 바 있다"며 "그러나 애플이 아이폰X를 감산하기로 결정하면서 OLED 패널이 공급 과잉 상태에 놓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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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X 판매 부진 우려에 대해 별다른 언급 없이 '최선을 다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8일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상생발전위원회' 출범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올 하반기께 출시될 것으로 점쳐지는 LCD 아이폰 역시 사실상 애플이 OLED 의존도를 줄이려고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관련 기사☞부품 업계, 애플 LCD 아이폰 출시 놓고 '설왕설래')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으로 패널을 공급한 까닭에 애플이 가격 산정에 어려움을 겪었고, LCD로 다시 눈을 돌려 수익을 내고 싶어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올 하반기 출시되는 OLED 아이폰 출하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