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휴대폰 제조사 노키아, 미국 세계 최대 필름 제조사 코닥, 미국 초대형 서점 체인 반스앤노블의 공통점은 뭘까.
한 때 잘 나갔던 이들은 디지털 시대의 흐름에 제 때 올라타지 못하고 사용자들로부터 외면당하면서 뒷전으로 밀려났다.
2000년대 초반 미국 영화 대여시장을 주름 잡던 블록버스터도 비슷한 아픔을 겪었다. 새로운 기술로 무장한 넷플릭스에 밀리면서 2010년 파산 신청을 한 바 있다. VHS 비디오에서 DVD와 스트리밍 서비스로 바뀌는 시점, 빅데이터 기반의 고객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들고 나온 넷플릭스 공세에 블록버스터가 무릎을 꿇은 것이다.
국내 금융 산업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바로 올해 출범한 케이뱅크, 카카오뱅크와 같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고인 물과 같았던 전통 은행권에 메기 역할을 하며 혁신적인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런 급격한 금융 변화의 길목에선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국내 금융ICT의 현재를 어떻게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하고 있을까. 또 이들이 넷플릭스처럼 기존 은행들과의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세운 ‘비장의 전략’은 무엇일까.
■ 케이뱅크가 바라본 금융ICT의 현재와 미래
12일 지디넷코리아가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하는 ‘제3회 파이낸스 이노베이션 컨퍼런스’(FIC2017)에서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1호점 케이뱅크가 바라본 금융ICT의 현재와 미래가 공개된다.[☞지디넷코리아 컨퍼런스 홈페이지]
우리나라에선 인터넷전문은행이 해외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게 시작됐다. 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모바일 환경을 갖추고 있어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는 것이 케이뱅크의 전망이다. 91%에 달하는 스마트폰 보급률, 6천800만에 달하는 스마트폰 뱅킹 등록자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커 갈수 있는 기본 토양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FIC2017 연사로 참여하는 케이뱅크 신희상 미래전략팀장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은행과 비교했을 때 근본적으로 다른 부분은 지점이 없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원가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다양한 고객 접점이 있고, 데이터 분석이 용이하다. 또 처음부터 모든 업무가 디지털로 구축되기 때문에 효율적인 운영과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절감된 비용으로 적금이자는 더 높게, 대출이자는 더 낮게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결국 은행에 고수익을 가져다 주는 고객뿐 아니라, 그 아래에 있는 다양한 층의 고객들에게 혜택이 골고루 돌아간다는 뜻이다.
케이뱅크의 경우 2015년 예비인가를 거쳐 지난 4월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100% 비대면 기반 새로운 금융 서비스 이용 경험을 제공했으며, 디지털 기반 편의성 강화로 고객 범위를 확대했다. 또 새로운 ICT 기술 접목을 통한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로 주목을 받았다.
은행 이용 시간의 인식 변화도 바뀌었는데, 일과 시간이 아닌 저녁이나 밤 시간대에 예금이나 적금 가입자 수가 더 많아지는 변화가 일어나기도 했다. 또 한 곳의 은행들이 서비스 별로 앱을 여러 개 나눴던 것과 달리, 케이뱅크와 같은 인터넷전문은행들은 하나의 앱에서 상품가입이나 송금 등 여러 가지 서비스를 간편한 방식으로 제공해 인기를 얻게 됐다.
이 같은 성과와 입소문으로 30~40대만 인터넷전문은행을 사용할 것이란 우려를 깨고, 50대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을 이용할 의향이 있다(73.2%)는 높은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빠른 시일 내에 기존 은행을 대체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 2020년 흑자전환 목표…은산분리 등 걸림돌 규제 풀려야
케이뱅크는 기존 신용평가 데이터베이스와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을 결합해 금리 사각지대(5~15%)인 중신용 대출 활성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AI, 머신러닝 등 신기술을 활용해 고객 문의에 신속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단순 질의응답을 넘어 고객이 필요로 하는 맥락을 이해함으로써 상품을 제안하는 수준까지 서비스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현재 AI 스피커 기가지니를 통해 음성으로 간단한 은행 업무를 보는 것이 가능한데, 앞으로 케이뱅크는 로그인 없이 잔액조회나 퀵송금을 하는 서비스를 도입한다. 이런 다양한 서비스와 혜택들을 통해 금융에서 소외된 이용자들을 품는다는 구상이다.
케이뱅크는 2020년 흑자 전환, 2022년 누적 손익분기점 달성을 목표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고객 개개인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중금이나 디지털 자산관리 등 새로운 영역을 선점할 계획이다.
또 차별화된 고객 혜택 등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어 간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유연한 조직문화, 경계 없는 제휴, 안정적인 IT시스템을 핵심 기반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결국 케이뱅크는 고객의 맥락을 이해한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제안함으로써 고객 중심의 온디맨드 은행으로 자리 잡는다는 방침이다.
케이뱅크를 포함, 인터넷전문은행들이 풀어야할 숙제도 있다.
개인이나 거래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로 인터넷전문은행이 아직까지 사용자들에게 충분한 믿음을 얻지 못 하는 만큼, 소비자 신뢰도를 높이고 금융사고 등에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또 인터넷전문은행이 대중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성공적으로 출발은 했지만, 이런 금융 혁신을 계속 선도해 나가야 한다는 부담도 안고 있다. 기존 은행들도 새로운 변화의 물결에 막대한 자금과 기존 고객 신뢰 기반으로 바싹 뒤쫓아 오기 때문에 계속 한 발 앞서 변화를 주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혁신의 주체인 ICT 기업들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의 취지에 맞게 주체적으로 나서기 위한 충분한 지분과 경영권이 보장돼야 하는 어려움도 풀려야 한다. 국회에서 계류돼 있는 은산분리 이슈가 해결되고, 미래기술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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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데이터 활용에 있어 과도한 개인정보 보호가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지혜로운 해결책도 요구된다.
이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이 바라보는 국내 금융 산업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변화의 물결을 주도하는 케이뱅크의 전략과 노하우는 FIC2017에서 보다 자세히 공개된다.[☞컨퍼런스 등록하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