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자급제보다 단통법부터…국회 법안심사 착수

소위 분리 이후 첫 법안심사…통과 어려워도 사실상 첫 논의 의미

국회가 단말기 완전자급제 논의는 내년으로 미루고, 단말기 유통법 개정안 논의를 우선 진행키로 했다.

28일 국회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과학과 ICT 분야의 법안심사 소위를 분리한 뒤 첫 심사소위 논의 안건에서 단말기 완전자급제 법안을 배제했다.

방송과 ICT 분야를 담당하는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원회는 이날 소위 구성 이후 첫 회의를 열고 방송법 개정안 등의 논의를 진행했다.

과거 정파별 입장이 분명한 방송 분야에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과 달리 여야가 일부 진전된 논의를 가진 점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정보통신방송법안심사소위 둘째날인 29일에는 통신 분야의 쟁점 법안을 다룰 예정이다.

둘째날 논의 예정 법안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김성수 의원, 박흥근 의원과 자유한국당의 김성태 의원이 발의한 단말기 완전자급제 법안은 빠져있다.

국회 한 관계자는 “지난 회기에도 발의됐던 법안이지만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것과 달리 이상적인 부분만 조명된 점이 있기 때문에 우선 논의해야 할 법안부터 법안심사소위가 다루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단말기 유통법 개정안을 먼저 다룬다고 하더라도 쟁점 법안으로 분류돼 있기 때문에 다음 절차를 밟아 연내 처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고 덧붙였다.

법안소위가 다룰 예정인 단말기 유통법 개정안은 분리공시 도입 등 일부 논란 여지가 있고 국회 내에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국회 안팎의 평가다. 또 규제 관련 내용으로 법안 심사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에 연내 본회의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단말기 유통법 개정안 논의를 시작한 점이 주목된다.

단말기 유통법 개정안은 20건이나 발의돼 있지만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논의를 한 적은 없다. 관련 법안이 회의 안건으로 회부되더라도 회의 자체가 열리지 않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부분도 논의했는데 쟁점 법안이지만 민생 법안으로 분류되는 단말기 유통법 다루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상임위에 발목이 잡힌 법안들이 하나둘씩 논의되기 시작해야 ICT 업계에서는 규제의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고 사업 구상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