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 초음파 로봇으로 섬에서도 진료 받는다

기계연 서준호 박사 연구팀, 원격 초음파 진단 로봇 ‘RADIUS‘ 시스템 개발

과학입력 :2017/11/27 13:00    수정: 2017/11/27 14:16

국내 연구진이 작고 가벼운 원격 초음파 로봇을 개발해 도서산간 지역에서도 도시에 있는 의료진의 진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기계연구원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 의료기계연구실 서준호 박사 연구팀이 원격 의료영상 진단 로봇시스템 ‘RADIUS(Robot-Assisted Diagnostic Imaging for UltraSound)’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손으로 들 수 있을 정도로 작으면서 의사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그대로 구현한 기술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연구팀은 도심지역 병원의 영상전문의에게 필요한 마스터 로봇과 원격대상 지역의 환자에게 필요한 슬레이브 로봇을 개발했다. 울릉보건의료원, 서울 삼성병원, 욱성미디어 등과의 협력을 통해 인터넷망만 연결돼 있으면 화상통신과 초음파 진단영상, 로봇 제어가 가능한 전용 통신 플랫폼도 개발 하고, 성공적으로 원격 초음파 영상진단 테스트를 마쳤다.

서준호 기계연 박사는 "시골 마을에 살고 계신 어르신들이 도시의 큰 병원에서 수술 후, 10분 정도 진료 받기 위해 왕복 6시간을 오가야 하는 것을 보고 이러한 작고 가벼운 초음파 기기를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도심지역의 초음파 진단전문의가 마스터 로봇의 초음파 진단 기구를 평소와 같이 움직이면 원격대상지역의 환자 위에 놓인 슬레이브 로봇이 똑같이 움직이면서 초음파 영상을 얻어내고, 화면에 실시간으로 그 영상을 전송한다.

연구팀은 마스터 로봇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슬레이브 로봇이 민첩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회전 구동기를 기반으로 한 병렬 로봇을 만들었다. 또 도심지의 의사가 손에 쥐고 진단하는 도구 ‘프로브’를 360도 회전시키기 위해서 골격 중간에 관절을 하나 추가했다. 의사가 초음파 진단을 할 때 팔의 속도를 분석해 마스터 로봇과 슬레이브 로봇의 움직임을 테스트한 결과 육안으로 봤을 때 오차를 감지하지 못할 정도로 실시간 구현이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손으로 들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사이즈도 강점이다. 진단 도구인 프로브를 제외하면, 사람 몸 위에 올라가는 슬레이브 로봇은 1.5 ㎏에 불과하다. 현재 시장에 출시된 프랑스 A사의 제품은 3.5 ㎏ 수준으로 별도의 거치대가 필요하고, 프로브의 자유도도 떨어져서 연속적인 진단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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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 초음파 진단 기술의 소외지역 적용을 위한 전문가 자문에 참여한 손경식 울릉보건의료원장은 “초음파는 현대 진료의 청진기라고 할 만큼 안전하면서도 유용한 진료 도구로 꼽힌다”며 “특히 복부나 간, 담낭, 자궁, 근육까지 다양한 질환을 사전에 진단할 수 있기 때문에 의료 소외지역에서도 보다 심도 있는 치료가 필요한 상황인지 판단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준호 선임연구원은 “향후 마스터 로봇을 조작하는 전문의에게 슬레이브 로봇과 환자간의 접촉 힘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햅틱’기술까지 개발할 계획”이라며 “개발된 기술이 현장에 적용돼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환자는 더욱 편하게 진료 받을 수 있는 따뜻한 기계기술이 확산될 수 있도록 후속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