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미래 기계(machine)의 두뇌가 된다. IBM은 AI 플랫폼(왓슨)을 구축했다. 비즈니스를 위한 AI의 두뇌다."
데브 무커지 IBM 아시아태평양(AP) 지역 왓슨 기술총괄은 22일 서울 포시즌스호텔 지디넷코리아 아시아테크서밋(ATS) 기조연설 자리에서 '왓슨을 중심으로 한 IBM의 AI 전략'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무커지 기술총괄은 기업과 협력해 산업계 AI 도입을 촉진하는 IBM 왓슨 기술전문가다. 과거 데이터과학 담당자로 IBM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다루다가 IBM이 왓슨을 출시한 2013년부터 해당 조직에 합류했다.
그에 따르면 30년전 연구자들은 데이터베이스의 행(row)과 열(column)을 채우는 정형데이터가 아니라 텍스트, 이미지, 사운드, 애니메이션 및 영상 등 비정형데이터가 향후 생성되는 데이터의 주류를 차지할 것이라 예측했다. 예측은 옳았다. 이제 비정형 데이터가 폭증 데이터의 상당 비중을 차지한다. 과거 데이터베이스와 일반적인 기계 시스템으로는 비정형데이터를 잘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커지 기술총괄은 "기존 기계는 정형화되지 않은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질문에 답할 수 없는데, 바로 여기서 AI가 필요해진다"고 말했다.
■기계를 보완하고 인간을 돕는 존재
인간은 데이터베이스 속의 정형데이터가 아니라 눈으로 보고 읽는 것, 귀로 듣는 것, 만지고 느끼는 것 등을 통해 세상을 인지한다. 이해한 정보를 바탕으로 행동한다. 인간에겐 직관과, 경험에 기반한 숙달 방법이 있다.
기계는 인간과 전혀 다르다. 일단 인간보다 빠르게 데이터를 습득할 수는 있지만, 감각이 아니라 이미 주어진 지식과 프로그래밍된 코드를 기반으로 동작한다. 일반적으로 정형데이터를 넘어선 범주의 데이터와 콘텐츠를 잘 처리할 수 없다. 경험을 쌓아 숙달한다는 접근방식도 소화하기 어려운 아이디어다.
하지만 무커지 기술총괄은 AI가 이런 기계의 단점을 보완해 준다고 지적했다. AI는 기계와 다른 인간의 인지 체계를 기계도 따라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그에 따르면 사람에게 익숙한 이미지, 텍스트 등 비정형 데이터를 기계도 이해할 수 있게 하고, 훈련을 통해 사람을 돕는 '전문가' 역할까지 맡길 수 있다. 전문가는 전문성으로 사람들에게 도움과 이익을 준다. 덕분에 사람들은 주어진 상황을 더 잘 이해하고 더 나은 대처법을 택한다. 기계도 AI를 통해 사람에게 이런 전문성을 제공할 수 있다.
■"AI는 증강지능"
무커지 기술총괄은 "IBM은 AI에 접근하고 기술을 시장에 내놓을 때 인간의 지능을 증강하는(Augmenting) 개념으로 접근했다"고 말했다. 이어 "IBM 왓슨 AI플랫폼은 비즈니스를 위한 AI 두뇌"라며 "왓슨을 통해 사람들은 통찰을 얻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수행하고, 더 믿을만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IBM은 AI라는 두뇌를 품은 기계, 즉 AI시스템을 이해(understand), 판단(reason), 학습(learn), 상호작용(interact), 이 4가지가 가능한 시스템이라 정의한다. 다시 말해 비즈니스용 AI라는 IBM의 왓슨은 기업의 비즈니스 환경과 그에 관련된 데이터를 이해, 판단, 학습하고 사람 및 다른 기계와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무커지 기술총괄은 "AI시스템은 이해하고, 상호작용하고, 맥락을 인지하고, 다양한 뉘앙스를 파악해 이어질 상호작용을 유추할 수 있다"며 "내 은행 계좌 잔고를 물으면 '몇 달러'라 알려줄 수 있고, 어떤 신용카드를 쓰면 좋을지 물으면 내게 뭘 쓰라고 제안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AI는 소비자를 인지하고 상호작용의 목적에 따라 맞춤형 정보를 줄 수 있는데, 그러자면 AI의 일부인 머신러닝을 통해 기계가 계속해서,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학습하고 사람이 원하는 게 뭔지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업이 주위 환경을 둘러싼 데이터를 수집 및 저장하고, 데이터를 정제해 기계를 학습시키는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구동하고, 이를 활용해 비즈니스 성과를 높이는 AI 시스템을 갖추려면 뭐가 필요할까. 확장이 유연하고 성능 좋은 데이터센터 시스템과 데이터 수집 기술, AI의 판단을 업무 프로세스에 연결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를 갖춰야 한다.
■모든 시스템에 AI가 스며들 것
IBM은 이런 시스템을 위한 기반 기술을 포괄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클라우드 인프라와 관련 데이터 처리 기술을 통해 수집, 저장, 분석, 머신러닝 알고리즘 구동 환경을 지원한다. 왓슨의 AI 기술을 클라우드 API 형태로 제공해 다양한 인지 및 상호작용 기능을 개발자와 기업이 각자 애플리케이션에 쓸 수 있게 만들었다. 개발자용 온라인 웹페이지를 통해 API별 기능과 샘플 코드 및 과금체계까지 확인 가능하다.
무커지 기술총괄은 "나는 다수 기업과 협력해 산업계의 AI 도입을 촉진하면서 지역마다 흥미로운 사용 사례를 접했다"며 "어떤 시스템은 정형데이터를 처리하면서 AI 계층을 통해 이제 인간의 언어로 인간을 이해하고 인간과 대화할 수 있게 됐는데, 이는 여러분의 시스템 또한 기존과 완전히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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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현재 6살인 아들이 사회생활을 할 때가 되면 AI는 시스템의 일부로서 모든 것의 근간이 되고, 시스템에 AI가 있느냐 없느냐는 더 이상 질문거리가 아니게 될 것"이라며 "AI 등장과 확산은 더 이상 새로운 현상이 아니며 앞으로도 갈 길이 굉장히 멀지만 가장 흥미로운 기술"이라고 말했다.
IBM은 이미 한국, 싱가포르, 뉴질랜드를 포함한 AP지역과 세계 각지에 왓슨 AI를 도입한 비즈니스 운영 사례를 확보했다. 기조연설 자리에서는 천연자원회사 우드사이드, 세무대행업체 H&R블록, 사무용품업체 스테이플스, 소프트웨어업체 오토데스크 등 그 일부가 소개됐다. 통신사, 은행, 소매업체 등이 실제 비즈니스 환경과 대고객 시스템에 왓슨을 활용 중이라 언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