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대현 LG電 사장 "美 세이프가드, 모든 가능성 열고 준비"

"결과 예단하기 어려워…다른 제품 확산 가능성도"

"(미국 세이프가드 관련해) 여러가지 경우의 수에 따라 내부 시나리오만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지만,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라며 초조하게 기다리는 중입니다."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CT)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21일 구제조치 방법·수준 표결을 앞두고 송대현 LG전자 생활가전(H&A)사업본부장 사장이 지난 6일 이 같이 밝혔다. 송 사장은 이날 경남 창원시 LG전자 창원R&D센터에서 간담회를 개최했다.

송대현 사장은 "ITC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올리는 보고서 초안이 나오는 11월 중순 이후에야 방향이 나올 것 같다"며 "지난 공청회 때는 (월풀과) 서로 입장을 개진하는 쪽이었기 때문에 주장들이 바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ITC는 지난달 5일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제기한 세이프가드 청원을 심사한 결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수입 세탁기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자국 산업 생산과 경쟁력에 심각한 피해를 끼쳤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후 LG전자는 구제조치 공청회에서 과도한 미국의 수입규제 조치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다.

7일 오후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한다. 한국산 세탁기 세이프가드 문제에 대한 결정 권한이 트럼프 대통령에 있는 만큼 어떤 협상 카드를 내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송대현 LG전자 생활가전(H&A)사업본부장 사장이 지난 6일 경남 창원시 LG전자 창원R&D센터에서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사진=LG전자)

LG전자는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미국 대통령의 결정이 최종 내년으로 예상되지만 큰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며 "미국 테네시주 생산지 가동 일정을 대폭 앞당겨서 물량 공급에 무리가 없도록 하려고 한다. 미국 건설 중인 지능형 스마트 팩토리 추진을 통해 수익 창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청소기 등 다른 가전 제품들에도 세이프가드가 요청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회사에 전달된 게 없어 추측만 있는 것"이라며 "세탁기에 대한 결론이 어떻게 날지 모르겠지만 청소기 혹은 냉장고가 될지 예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LG전자가 2019년에 가동 예정인 미국 테네시주 세탁기 생산 공장도 꾸준히 발전시킬 의사를 밝혔다. 회사는 현지에 2억5천만 달러(약 2천823억원)를 투자했다.

송 사장은 "미국 세탁기 공장도 스마트 공장 기능들을 적용하기 위한 준비를 마쳐가고 있다"며 "연결성과 오픈 플랫폼, 지능화 중심으로 가전 프리미엄화를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세이프가드로 인해 한국 기업의 미국 내 기반이 약해진다면 결과적으로 현재 건설 중인 현지 공장의 정상적인 가동이 지연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미국 내 일자리 창출 등 현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ITC의 최종 결론은 내년 초 나올 전망이다. ITC는 이번 구제조치 공청회를 통해 내달 21일 투표를 통해 구제조치의 방법과 수준을 결정한다. ITC는 오는 12월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구체적인 무역구제를 건의하며 60일 이내 최종 결정, 결정된 구제조치가 시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