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직접 운영하는 서울 신개념 전기차 충전소가 초기 운영부터 구조물 파손 등의 문제로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지디넷코리아가 5일 오후 서울 중구 다동 한외빌딩 앞 노상공영주차장에 설치된 한국전력 '신개념 도심형 전기차 충전소' 현장을 점검한 결과, 충전기 주변 주차라인에 설치된 매설용 철제 라인이 파란색 아크릴판으로 뒤덮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달 넘게 비닐로 뎦혀졌던 충전기는 지난 2일부터 시범운영에 들어가 현재 전원이 켜진 상태다.
해당 충전기는 지난달 13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슬림형 다중급속 충전기로, 높은 공간 활용도가 장점이다. 이곳에는 DC 차데모 방식이 지원되는 전기차 2대, DC 콤보 방식이 지원되는 4대가 충전 가능하다. 기존 급속충전기 크기 대비 5분의1 크기에 불과하며, 충전기 보관함을 열고 닫을 필요가 없는 구조로 설계됐다. 1대의 충전기로 2대의 전기차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중 하나다. (*“일반차 주차 걱정 無" 新전기차충전기 바로가기)
이 충전기 아래쪽에 설치된 매설용 철제 라인은 6m에 달하는 충전 케이블이 장애물 없이 움직이도록 돕기 위해 설치됐다. 전기차가 이중 주차를 해도 철제 라인 도움을 받아 문제 없이 충전할 수 있다는 것이 한국전력 설명이다.
하지만 이 철제 라인은 10월 한달간 시범 운영기간을 거치면서 일반 차량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결국 파손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주차하는 일반 차량들의 바퀴가 철제 라인에 걸치면서 파손돼 해당 라인 일부를 아크릴판으로 덮어놓은 상황"이라며 "복구 작업을 거친 후 정상 운영이 되면 한국전력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알릴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한국전력은 신개념 도심형 전기차 충전소 철제 라인의 복구 가능 시기를 언급하기 않았다. 복구 이전까지는 주차면에 정상 주차를 해야하지만, 내연기관차로 가득 찰 경우 충전소가 제 기능을 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전력은 올해 초부터 용산역,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등 주요 시설에 전기차 충전기를 대량으로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매번 이같은 사업이 진행될 때마다 초기 관리 문제가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다.
용산역의 경우 지난 2월 9일 달주차장 4층에 완속충전기 11기, 급속충전기 10기가 설치돼 관심을 모았다. 산업부와 한국전력은 이 충전소가 충전공간 부족 현상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홍보하고 대대적인 개소식까지 열었다.
하지만 이 충전기는 건물 내부 공사 문제 등이 겹쳐 개소식 이후 약 4주가 지난 3월 2일부터 정상 서비스가 이뤄졌다.
관련기사
- 포르쉐, 유럽 고출력 전기차 충전 합작 투자 참여2017.11.06
- 급속 충전 중인 '코나' 전기차, 국내 첫 포착2017.11.06
- 람보르기니家 3세, 국내 기업과 소형전기차 만든다2017.11.06
- '코나·니로 전기차 나온다'...대중형 전기차 기대감 상승2017.11.06
용산역 충전소의 경우, 현재도 내연기관차량 주차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충전기가 설치된 주차장 관리 주체인 용산 아이파크몰 관계자는 이에 대한 어떠한 조치를 내리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충전기 부족 문제만을 해결하기 위해 공공 급속충전기 수만 늘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현 시점부터 기존에 설치된 충전기의 운영문제가 없는지 대대적인 관리 감독이 필요하고 이를 제어할 수 있는 관련 법안이 하루빨리 통과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