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시스, 정밀 혈당측정기 개발…"폰으로 15초만에 확인"

순수 혈장 분리해 혈당 측정 가능…'편의성·정확도 잡았다'

홈&모바일입력 :2017/11/01 16:50

스마트폰으로 15초만에 혈당 수치를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이 개발됐다.

국내 바이오 메디컬 업체가 세계 최초로 순수 혈장(Plasma·플라즈마)을 분리해 혈당을 측정하는 초정밀 측정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체외진단 기기 제조업체 필로시스는 1일 여의도에서 설명회를 열고 세계 최초로 혈장 혈당 측정이 가능한 '지메이트 트루 플라즈마(Gmate TRUE PLASMA) 혈당측정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국내 바이오 메디컬 업체 필로시스가 세계 최초로 순수 혈장(Plasma·플라즈마)을 분리해 혈당을 측정하는 초정밀 측정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 '복잡한 혈당 측정 끝 '…美 FDA 기준 오차범위 충족

최인환 필로시스 대표이사는 "혈장과 혈구를 분리하기 위해선 병원을 찾아가 원심분리기를 사용해야 한다. 시간도 무려 15분이나 소요된다"며 "그러나 이 제품을 이용하면 혈장과 혈구를 15초에 분리해 스마트폰으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기존 디지털 인슐린 펜의 경우, 매일 아침 혈당기로 측정해 수기로 결과를 작성해야 했다. 또 한 달치 결과를 모아 병원에 보내야 하는 등 복잡한 과정이 문제였다"며 "필로시스가 개발한 제품은 간편한 측정 방법과 함께 그래프까지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필로시스는 협력사인 랩칩 연구기업 'BBB'의 원천 기술을 접목해 시제품을 개발했다. 이는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병원용 기준을 충족하는 세계 최초 제품이라는 게 필로시스 측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혈당측정시스템의 국제기준은 오차범위 ±15%의 정확성을 갖춰야 한다. 혈액 내 존재하는 혈당 측정 방해 물질이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오차범위가 상당히 완화된 기준을 적용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FDA가 새로운 병원용 기준인 ±12%를 제시하면서 관련 업체들이 곤란한 상황에 놓였다. 이런 가운데 필로시스의 시제품은 임상 시험 결과, 국제기준의 정확도인 오차범위 ±15%를 훌쩍 뛰어 넘는 ±10%이내의 결과를 나타냈다. 오차를 줄이는 데 활용하는 '슬라이딩 코딩 시스템'도 회사가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했다.

지메이트 트루 플라즈마 시스템을 이용하면 혈장과 혈구를 15초에 분리해 스마트폰으로 결과를 확인 가능하다. 사진은 필로시스 관계자가 제품을 이용해 혈당을 체크하는 모습.
지메이트 트루 플라즈마 시스템을 이용하면 혈장과 혈구를 15초에 분리해 스마트폰으로 결과를 확인 가능하다. 사진은 필로시스 관계자가 제품을 이용해 혈당을 체크하는 모습.

■ "혈장 분리 기술의 진보…기술 격차 5년 확보"

필로시스는 이 제품에 BBB사의 원천 기술인 혈장 분리 기술을 접목했다. 그 결과 100%에 근접한 순도와 양산이 가능한 정도의 혈장 분리 속도를 구현했다.

그동안 업체들이 혈당 측정 방해물질을 제대로 검출해 보완하기 위해 연구개발(R&D)을 활발히 진행했지만, 기술적인 진보 없이는 개발이 불가능했다는 설명이다.

필로시스 관계자는 "혈당 측정 방해 물질 중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치는 것은 혈구와 혈장의 비율인 헤마토크릿(hematocrit)으로, 사람마다 비율이 다르다"며 "일반인의 경우 헤마토크릿 비율이 45% 정도인데 반해 임산부의 경우 20% 초반, 신생아의 경우 60%대의 비율 갖는다. 헤마토크릿에 의한 영향을 배제하고 정확도를 높이는 혁신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임상 결과는 혈장을 고순도와 빠른 속도로 분리해 헤마토크릿 영향을 배제하고 혈장내의 당을 측정하는 완벽히 새로운 방법을 적용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신제품은 소프트웨어로 변환하는 부정확한 방법에서 벗어나 혈장 만을 분리해 이용하는 새롭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필로시스는 현재 2개의 특허를 출원 준비 중"이라며 "추가로 기술을 보호할 수 있는 특허를 연이어 출원할 계획을 갖고 있어 경쟁업체에 비해 5년 이상의 기술 격차를 벌린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필로시스 관계자가 기자들에게 시장 전망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필로시스는 혈당측정기 시장이 현재 13.5조 원 규모에서 오는 2020년엔 17조 원 규모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시장 규모 2020年 17조원…"라인업 강화할 것"

필로시스에 따르면 최근 이 시장의 화두는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 개발도상국이다. 이 국가들엔 아직까지 보험수가 적용이 돼있지 않아 시장 전망이 높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필로시스는 혈당측정기 시장이 현재 13.5조 원 규모에서 오는 2020년엔 17조 원 규모 이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필로시스는 이 제품을 시작으로 콜레스테롤, 혈액 응고 분석 등 다양한 제품군의 성능을 한 단계 높인 제품을 출시하면서 라인업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지난 2003년에 설립된 필로시스는 지메이트를 자체 생산한 후 국내와 해외 업체들에 꾸준

히 공급 중이다.

회사는 앞서 4월, 자사 혈당측정기 제품인 '지메이트 스마트'를 삼성전자 갤럭시S8 시리즈에서 성공적으로 구현해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필로시스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38억 원, 57억 원 정도다. 오는 2019년이 되면 매출 541억 원, 영업익 105억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기사

또 최근 하나금융투자와 주관사 계약을 맺은 이 회사는 내년 3~4분기 코스닥 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최인환 대표는 "다른 업체가 쫓아올 수 없는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중소기업이 살아남는다"며 "필로시스는 메디컬과 IT를 접목한 유일한 회사다. 정당한 수익을 얻는 제품으로 승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