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힘 역시 세네"…'카카오 미니' 써보니

“맥락 이어가는 질문 편리...음질도 깔끔”

인터넷입력 :2017/10/25 10:00    수정: 2017/10/26 11:37

멜론과 카카오톡 연동이라는 막강한 무기를 가진 인공지능(AI) 스피커 ‘카카오 미니’의 실물이 드디어 공개됐다.

아마존 에코와 구글홈을 시작으로, 국내 통신사와 포털사들이 앞 다퉈 AI 스피커를 내놓는 가운데, 카카오 미니의 경쟁력과 차별요소는 무엇일까에 관심이 쏠리던 차에 직접 사용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카카오 오피스에서 음악감상, 게임, 카톡 보내기 등 카카오 미니와 약 1시간 동안 유쾌한 놀이를 즐겨봤다.[☞카카오 미니 시연 동영상 보기]

■ “투박한 디자인…그런데 꽤 똑똑한데?”

카카오 인공지능 스피커 카카오미니

성인남성 손바닥만 한 크기, 천으로 덮인 직사각형 모양인 카카오 미니의 첫 인상은 투박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기기에 매달 수 있는 라이언(혹은 어피치) 피규어가 없었더라면 사실 눈길이 갈만한 디자인은 아니다.

카카오 미니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헤이카카오’ 앱을 설치한 뒤, 블루투스를 통해 제품과 스마트폰을 연동시켜 멜론과 카카오톡을 연결해야 한다.

설치가 끝나고 이제 카카오 미니에 질문을 던져볼 차례.

“헤이카카오”로 스피커를 깨워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대화를 나눠본 결과 카카오미니는 기대했던 것보다 말을 잘 알아들었다. 작은 목소리나 거리가 어느 정도 떨어진 곳에서도 음성을 인식해,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명령을 실행했다.

그런데 명령과 실행 간격이 생각보다 한참 걸리는 경우도 종종 있었. 가령 “팟캐스트 김생민의 영수증을 틀어줘”라고 명령을 내리면, “팟빵에서 김생민의 영수증을 틀어드릴게요”라고 답한 뒤 오랫동안 아무 반응이 없다 방송이 재생되는 식이다.

■ “역시 카톡의 힘은 세다”

카카오미니를 통해 내 카톡으로 보낸 메시지. 일정이나 음악 정보 등을 전송할 수 있다.

카카오 미니의 활용도가 높아 보이는 부분은 역시 카톡과의 연동이다.

“OOO에게 ”지금 뭐해“라고 카톡 보내줘”라고 하거나, 그냥 상대방을 지정하지 않고 “카톡 보내줘”라고 말하면 기기가 메시지를 보내려는 대상을 묻거나 보내려는 메시지가 정확히 입력됐는지 확인 후 최종적으로 상대편에게 카톡으로 메시지를 전송해 준다.

손이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꽤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기능이다 .

다만 주소록에 이름이 비슷하거나 같은 이름이 여럿일 경우 발음을 정확히 해야 하고 말로 선택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 스마트폰으로 보내는 것보다 번거로운 측면이 있다. 카카오 미니로 카톡 보내기는 확실히 유용한 기능이지만 설거지를 하거나, 두 손에 물건을 들고 있는 제한적인 상황이 아니라면 여전히 스마트폰 이용이 편리한 느낌이다.

카카오미니 명령어 예. 택시호출이나 목적지 까지 걸리는 소요시간, 번역 기능 등은 추후 제공될 예정이다.

또 수신된 카톡 메시지를 읽어주는 기능은 아직 없는데, 이는 추후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될 예정이다. 이는 사생활 문제가 있을 수 있어 목소리로 화자를 구분하는 기능이 들어갔을 때 함께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미니는 또 흘러나오는 음악의 제목이나 가수가 궁금할 때 물어보면 바로 답을 주고, “이 노래 카톡으로 보내줘”와 같은 명령어를 통해 카톡으로 해당 정보와 링크를 받을 수도 있다. 메모나 할 일을 나와의 톡방에 공유하고, 일정도 카톡과 연계돼 편하게 관리할 수 있다.

■ “맥락 이어가는 질문 편리...음질도 깔끔”

카카오 미니는 카톡의 강점을 십분 활용한 기능들이 많다는 면에서 그 동안 AI 스피커들이 “신기하기는 한데 별 쓸모가 없다”는 공통된 지적을 어느 정도는 비켜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또 카카오 미니를 사용하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맥락을 이어가는 질문과 답변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헤이 카카오, 오늘 날씨 어때”라고 물어 답변을 들은 뒤, 바로 “제주도는?”이라고 물으면 제주도 날씨를 알려준다. 질문이 이어질 때마다 기기를 호출할 필요 없이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카카오미니 포장 상태.

아울러 카카오 미니는 스무고개 게임, 구구단 게임을 제공하며, 비트박스, 동전 던지기, 노래 부르기, 삼행시 등 소소한 재미요소들도 들어있다. 집안에 아이들이 있다면 함께 즐길만한 콘텐츠다.

카카오 미니는 출력이 7W란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쟁사 제품에 비해 음질과 소리가 약할 것이란 걱정들이 많았는데, 멜론을 이용해 음악을 틀었을 때 들리는 소리는 생각보다 묵직했고 청아했다.

넓은 장소에서는 낮은 출력이 걸림돌이 될 수 있겠으나, 집안에서는 충분히 좋은 소리를 즐길 수 있다.

■ “카카오 미니, 확장성 기대돼”

카카오미니 정식 출시는 11월 둘째 주로 예정돼 있다.

대부분의 AI 스피커들이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말을 잘못 인식할 때도 많고, 제공되는 콘텐츠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카카오 미니도 앞으로 택시를 호출하거나 음식을 주문하고, 또 송금 기능 등이 추가될 것으로 보이나 지금은 이제 막 출발선에 선 단계라는 점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

시작은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날씨나 인물, 뉴스와 같은 간단한 정보를 얻는 목적으로 사용되겠지만, 추후에는 카카오가 가진 다양한 서비스와 연결될 것으로 보여 확장성에 큰 기대가 되는 제품이다. 이것이 바로 카카오 미니의 가장 큰 무기이자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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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미니의 정가는 11만9천원이며, 정식 판매는 안정적인 판매를 위해 기존 출시 일정보다 밀려 11월 둘째 주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사전 예약구매 한 이용자들은 금주부터 상품을 받게 된다.

네이버 웨이브, 프레즈, 카카오미니 사양 비교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