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기기 사용자가 설치하지 않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시험삼아 써 볼 수 있는 기능이 구글플레이에 지원된다. 아직 이 기능을 활용한 실용적인 앱은 흔치 않다.
구글은 지난 19일 안드로이드 개발자 블로그를 통해 이를 발표했다. [☞원문보기] 미국 테크리퍼블릭은 이어 20일 보도를 통해 이제 구글플레이 앱 장터에 새로 추가된 '써보기(try it now)' 버튼이 앱의 핵심 기능을 빠르게 접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보도했다. [☞원문보기]
사용자는 구글플레이에서 앱의 '설치(install)' 버튼 옆에 자리한 써보기 버튼으로 앱을 내려받지 않고도 주요 기능을 체험해볼 수 있다. 이는 네이티브 앱과 모바일 웹의 기술을 결합한 방식으로 구현된다. 일명 '인스턴트앱(Instant Apps)'이다.
인스턴트앱은 지난 1월 일부 선별된 앱 개발사를 통해 실험적으로 지원됐고[☞관련기사] 지난 5월 I/O 컨퍼런스를 통해 모든 개발자를 대상으로 공식 SDK가 배포됐다. [☞원문보기] 구글은 인스턴트앱을 한국어로 '빠른 실행 앱'이라고 번역했다.
인스턴트앱 또는 빠른 실행 앱은 지난해부터 소개되기 시작했지만, 안드로이드 기기 사용자들에게는 여전히 낯설다. 앱 개발 환경에 거의 채택되지 않아서다. 이 기능을 지원하는 앱은 버즈피드, 뉴욕타임스, 크로스워드 등을 포함해 8개뿐이다.
사용자들이 인스턴트앱 형태로 앱을 체험하려면 많은 앱 개발자와 기업이 이 기술의 효과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구글도 이를 인식하고 인스턴트앱이 앱 개발자와 기업에게 줄 수 있는 이점을 몇 가지 제시했다.
일단 잠재 사용자는 인스턴트앱을 맛보기로 써 본 다음 앱의 고급 기능을 활용하기 위해 실제 다운로드와 설치를 결정하기 쉬워 진다. 사용자에게 유료 앱을 다운로드 건별 과금 대신 구독형 서비스 형태로 판매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해진다.
마침 구글은 구글플레이 앱의 유료 앱에 구독형 과금 기능을 보강했다. 신기능은 소규모 무료 체험(smaller free trial), 1회 무제한 체험(enforcement of one free trial), 사용자 구독취소 알림(notification if a user cancel their subscription) 등이다.
또 구글은 구독형 앱 사용자가 구독을 12개월 이상 유지할 경우, 해당 앱의 거래 수수료를 30%에서 15%로 깎아 주기로 했다. 이는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되는 변화다.
테크리퍼블릭은 이런 변화가 "1회성 결제에서 구독형 앱으로 옮아가는 신호"라며 "대체로 구글플레이에서 구독형 앱을 운영하고 알리기 쉽게 만들려는 조치"라고 평했다.
수익성 이전의 장점도 있다. 앱 설치과정 없이 웹 기술로 구동되는 기능을 미리 써 보게 하는 특성상, 인스턴트앱을 홍보하거나 마케팅할 때 웹페이지 링크를 공유할 수 있는 여러 수단을 활용할 수 있다. 사용자를 메신저, 메일, 커뮤니티, 소셜사이트에서 직접 끌어모을 수 있다.
여전히 대다수 모바일 개발자와 개발업체는 앱 기반 수익화를 위해 일단 사용자가 앱을 내려받게 하는 것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임처럼 앱의 덩치가 클수록 데이터를 소진시키고 시간도 걸리기 때문에 별도의 광고와 마케팅 없이 설치를 유도하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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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턴트앱 기술이 안정화되고 게임처러 덩치가 큰 콘텐츠를 다루는 앱의 개발 환경에서도 쓰일만큼 발전한다면, 업체와 개발자가 사용자를 유치하는 방식이나 업계 생태계도 변화를 맞을 듯하다.
사용자에게는 뭐가 좋아질까. 일단 제값을 못 하는 유료 앱에 지출을 줄일 수 있다. 또 설치해 놓고 몇 번 밖에 쓰지 않아 홈스크린만 차지하는 앱을 줄이고 더 깔끔한 화면과 여유로운 기기 저장공간, 반복적인 앱 설치와 삭제를 없애 절약된 시간을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