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이하 벤츠) 독일 본사가 삼성과 미래 전기차 개발 분야에서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벤츠가 밝힌 ‘삼성’은 삼성SDI를 지칭한다. 하지만 앞으로 벤츠가 전기차 분야에서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모색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요헨 쉐퍼스 독일 벤츠 본사 승용부문 구매 및 공급 품질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 기조연설 현장에서 미래 자동차 전략 'CASE' 실현을 위한 한국업체와의 긴밀한 협력 의사를 피력했다. 독일 벤츠 본사 임원이 한국전자전에 직접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커넥티드 서비스인 '메르세데스-미 커넥트'를 구축하기 위해 한국 통신업체인 KT와 협력했다"며 "KT는 우리에게 있어서 중요한 협력 회사 중 하나"라고 밝혔다.
쉐퍼스 총괄은 "벤츠의 경우 앞으로 배터리로 구동되는 전기차를 10종 이상 출시할 예정"이라며 "이런 전략이 실현되기 위해 우리는 장기적으로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과 협력할 수 있는 업체들을 찾아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삼성의 경우, 미래 전기 주행 분야에서 협력을 같이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SDI의 경우, 메르세데스-벤츠 모기업인 다임러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SDI 배터리는 다임러의 초소형 자동차 브랜드 '스마트' 전기차 '포투 EV'에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벤츠의 인연은 지난해 열린 독일 IFA 전시회에서 구체화됐다. 당시 벤츠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내에 탑재된 '스마트키'와 연동된 E클래스 모델을 선보였다. 벤츠와 삼성전자 관계자는 당시 행사장 현장에서 양사간 협력체계 강화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다.
삼성전자는 최근 3억 달러 규모의 '오토모티브 혁신 펀드(Samsung Automotive Innovation Fund)'를 조성해 전장사업을 강화한다고 지난달 14일 밝힌 바 있다
'오토모티브 혁신 펀드'는 스마트 센서, 머신 비전, 인공지능, 커넥티비티 솔루션, 보안 등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분야의 기술 확보를 위해 운영된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펀드 조성 이외에 벤츠를 포함한 다양한 완성차 업체와 협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놓고 있다.
자동차와 IT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BMW간의 사업 협력도 주목하고 있다. 현재 판매중인 BMW 7시리즈 뒷좌석에는 차량의 전방위적인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삼성전자 태블릿 PC가 탑재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BMW 외 아직 어떤 완성차 업체와 협력체계를 구축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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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퍼스 총괄은 기조연설 후 기자와의 만남에서 "벤츠가 한국전자전에 방문한 이유는 한국 업체와의 협력 가능성을 키워나가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그는 또 "삼성뿐만 아니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과도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한국 기업과의 협력 강화에 전념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향후 출시될 차량 실내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는 LG디스플레이 제품을 적극 채용하겠다는 것이 그가 밝힌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