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선시장 경쟁 충분" FCC 보고서 논란…왜?

민주당 위원들 "전체 생태계 대신 일부 지표만 강조"

방송/통신입력 :2017/09/27 16:09    수정: 2017/09/27 17:31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미국의 무선 시장은 충분한 경쟁을 구가하고 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무선 시장이 경쟁적이란 내용의 연례보고서를 내놨다고 씨넷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CC가 무선 시장을 ‘경쟁적’이라고 평가한 것은 8년만이다.

FCC는 매년 의회에 무선시장 경쟁 상황을 조사한 보고서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올해로 스무번째로 작성된 이번 보고서 역시 이런 의무에 따라 작성된 것이다.

이번 FCC 보고서의 기조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 제출된 19번째 보고서와는 완전히 다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지난 해 톰 휠러가 이끌던 FCC는 미국 무선시장이 몇몇 업체에 고도로 집중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사진=FCC)

하지만 이런 기조는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완전히 달라졌다. 트럼프 행정부 첫 FCC 위원장에 선임된 아짓 파이는 대표적인 망중립성 반대론자로 꼽힌다.

이런 성향을 반영하듯 FCC는 “현재 이동통신 시장은 여러 업체들이 경쟁을 하고 있다”는 기조의 평가를 내놨다. 시장은 큰 변화가 없는 데 평가는 8년전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 망중립성 무력화-합병 승인 이론적 기반될 듯

이번 보고서가 갖는 의미는 예사롭지 않다.

당장 FCC는 T모바일과 스프린트 간 합병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또 아짓 파이 위원장이 취임과 동시에 강하게 밀어부치고 있는 망중립성 무력화 행보 중요한 쟁점이다.

FCC가 현재 미국 이동통신 시장이 경쟁 상태라는 평가를 내놓음에 따라 합병 승인에 상당한 무게가 실리게 됐다. 미국 통신시장이 몇몇 업체에 집중돼 있단 평가를 했던 오바마 행정부 당시 FCC는 AT&T와 T모바일 합병을 허가하지 않았다.

아짓 파이 FCC 위원장. (사진=FCC)

이런 평가는 또 통신사업자에게 ‘커먼캐리어 의무’를 부과하는 망중립성 원칙을 무력화하는 이론적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올해 FCC가 통신시장 상황을 평가하는 방법이 지난 해와는 달랐던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기사

씨넷에 따르면 FCC는 올해 전체 무선생태계를 평가하진 않았다. 대신 통신비 인하와 망투자 같은 특정 요소들을 토대로 ‘시장 상황이 경쟁적’이란 결론을 내렸다.

FCC 내 민주당 출신 위원 두 명은 이런 점을 들어 이번 보고서에 강한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고 씨넷이 전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