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자진 사퇴했다. 국회가 부적격 의견으로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한지 사흘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중기부 초대 장관후보자로 지명한지는 22일 만이다.
중기중앙회는 "최대한 빠른 시간에 새 후보자가 결정·임명돼,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 구축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추진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청문회를 통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서 이념과 신앙 검증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음에도 전문성 부족을 명분으로 부적절 채택을 한 국회의 결정을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제가 국회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한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 국회 결정을 존중해 자신 사퇴를 결정했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진정으로 통합하고 상생해 사람 중심의 더불어 잘 사는 나라로 발전하길 소망한다. 저를 지명해주신 대통령님과 저와 함께 해주시고 청문회까지 최선을 다해 준비해주신 모든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고 말했다.
포항공대 기술지주회사를 이끌 었던 박 후보자는 지명 이후 창조과학회 활동, 뉴라이트 역사관 등이 문제가 됐다. 부동산 다운계약서 탈세와 주식 무상 증여도 도마에 올랐다. 후보 지명 이후 이례적으로 두 차례나 기자회견을 열고 청문회에서도 해명했지만 부정 여론을 바꾸지 못했다.
또 우여곡절 끝에 지난 11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했지만 종교관과 역사관 논란을 잠재우지 못했고, 장관후보자로서 능력을 각인시키는 데도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여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열린 전체회의에서 "박성진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부적격하다"는 청문 보고서를 채택했다.
박 후보자 사퇴로 문재인 정부가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해 외청에서 부처로 승격시킨 중기부의 본격 가동은 후임 장관이 정해질 때까지 미뤄지게 됐다. 중기부는 중소기업청에서 승격해 지난 7월 26일 출범했지만 이날까지 52일째 장관 자리가 비어있다. 실장들도 공석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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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기업인은 "전문지식과 리더십을 갖추고 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장관이 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기중앙회는 "중기부 장관은 각부처에 흩어져 있는 중소기업 정책의 컨트롤 타워 기능을 수행하고 대기업 중심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는 역할을 해야한다"며 "특히 최저임금 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 등 중소기업이 당면하고 있는 현안해결을 위한 현장과의 소통은 물론 국무위원으로서 정치권과 적극 소통하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