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폰 공개 행사를 지켜보면서 남몰래 웃음 짓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항공운송업계 종사자들이다.
애플이 매년 연말 아이폰을 대규모로 출시하면서 항공업계가 운송료 인상 효과로 톡톡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벤처비트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는 애플이 아이폰 3개 모델을 동시 공개했다. 아이폰8과 8플러스는 15일부터 예약 접수를 시작한 뒤 22일 본격 발매된다.
10주년 기념폰인 아이폰X는 10월27일 예약 접수를 시작한다. 판매 시작은 11월3일이다.
애플은 폭발적인 아이폰 수요를 맞추기 위해 매년 연말이면 항공 수송을 이용한다. 덕분에 항공 운송료는 매년 4분기마다 큰 폭으로 뛰게 된다. 가뜩이나 연말 배송 수요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항공업계는 애플 덕에 주머니 사정이 한결 나아진다.
■ "애플, 2014년 4분기에만 수송기 124대 전세"
벤처비트에 따르면 항공업계가 ‘아이폰 후광 효과’를 본격적으로 누린 건 2012년부터다. 그 해 출시된 아이폰5가 인기를 끌면서 항공 운송가격이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처음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어떻게 이런 현상이 가능했을까?
일단 애플은 아이폰 대부분을 대만 외주 생산업체들에 의존하고 있다. 또 연말 대목을 놓치지 않기 위해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항공 운송 쪽을 선호하는 편이다.
여기엔 2011년 이후 애플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팀 쿡이 물류 전문가란 부분과도 관계가 있다. 팀 쿡은 CEO 취임 이후 31일에 이르던 재고 기간을 6일로 줄였다. 당연히 속도가 빠른 항공 운송 쪽에 좀 더 무게를 실을 수밖에 없다.
특히 4분기엔 운송량이 많다. 애플은 2014년 4분기 아이폰 7천440만대를 판매했다. 2015년엔 4천800만대, 지난 해엔 4천550만대였다.
이렇게 가을무렵부터 배송 물량이 몰리면서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벤처비트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 60만대 당 747-7 수송기 한 대를 전세내고 있다.
이 수치를 기준으로 할 경우 애플은 아이폰6 출시 당시인 2014년 4분기엔 수송기 124대를 전세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루 1.37대 꼴이다.
이 같은 물량은 단일 제품으론 사상 유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벤처비트가 전했다.
■ 아이폰 출하 때마다 항송배송가격 큰 폭 증가
아이폰6 무게는 385g이다. 따라서 애플이 북미지역으로 3천만 대 가량 배송한 점을 감안하면 항공 물량만 1만2천 톤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중국과 미국 간 4분기 항공 운송 물량의 2%에 달한다고 벤처비트가 전했다.
이런 상황은 항공 운송료에도 곧바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연말 시즌 태평양을 오갈 항공기 물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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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다 적기 배송 욕구가 강한 애플의 사정도 항공 운송료 인상에 한몫을 하고 있다. 항공 운송료가 비싸긴 하지만 아이폰 전체 가격의 0.01%에 불과하기 때문에 웃돈을 더 주더라도 빠른 배송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다보니 아이폰이 출하될 시기에는 배송 가격이 2배에서 최대 5배까지 뛰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