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WD에 독점교섭권 안 줘"…다시 원점

31일 이사회 열고 결정…3파전 전개될 듯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7/08/31 16:13    수정: 2017/08/31 16:14

반도체 사업 매각을 진행 중인 일본 도시바가 미국 웨스턴디지털(WD)에 독점교섭권을 부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도시바 인수전이 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도시바는 31일 이사회를 통해 "WD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며 "독점교섭권 부여를 재검토할 것"이라 밝혔다고 일본 지지통신이 보도했다.

이 날 도시바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매각 교섭 상황을 보고하고 WD에 독점교섭권을 부여하는 문제 등을 검토했지만, 언론에 공개할 사항은 없었다는 점을 알려드린다"고 발표했다.

반도체 사업 매각을 진행 중인 일본 도시바가 미국 웨스턴디지털(WD)에 독점교섭권을 부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진=TOSHIBA)

이 날까지 반도체 사업 최종 매각·인수를 목표로 협의해 온 WD와 도시바는 WD 측의 '도시바메모리' 경영 참여 문제로 인해 최종 협상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측은 매각총액(약 2조엔) 및 도시바메모리 기업공개(IPO), 일본 측의 의결권 과반 확보 등 많은 부분서 타협을 이뤘지만, WD의 지분 비율, 출자 비율 상한 등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우선협상대상 선정과 달리 독점교섭권은 법적 구속력이 있다.

도시바가 WD에 독점교섭권을 부여하면, 당초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던 한미일연합과의 교섭은 그 즉시 중단된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도시바가 태도를 돌변하면서 향후 ▲WD가 포함된 '신(新) 미일 연합'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미일연합' ▲대만 홍하이정밀공업(폭스콘) 등 세 진영과의 협상이 계속될 전망이다.

도시바는 현재 한미일연합과 폭스콘이 제안한 인수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일연합과 폭스콘은 도시바 이사회가 열리기 전날인 30일, 컨소시엄에 미국 애플을 참여시키는 안과, 일본 소프트뱅크와 제휴하는 새로운 제안을 도시바 측에 각각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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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관계자는 "도시바는 현재 어떻게든 유리한 방향으로 인수전을 주도해나가고 있는 모습"이라며 "앞으로도 '전면 재검토', '번복' 등의 반전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은 높다"고 예상했다.

그는 또 "현재로선 WD의 인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지만, 향후 또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