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은 3강 구도로 보인다. 통념상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압도적인 1위를 고수하는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의 추격이 두드러지는 모양새다. 하지만, 최근 한 연구조사업체의 보고서에서 통념과 약간 다른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시너지리서치그룹의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세계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은 AWS, MS에 이어 IBM이 3위를 달리고 있다. 매니지드 프라이빗 클라우드 영역은 IBM이 1위로 나타났다. IBM은 가장 적극적으로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업체다. 일찌감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했던 HPE나 델EMC, 시스코의 경우 현재 자사 서비스를 포기했다. 오라클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었으나 아직 한발 뒤처진 모습이다.
IBM은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시장을 통해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다. 100여년 간 기업의 IT환경을 구축해온 경험과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같은 최신 기술을 결합해 무시못할 경쟁력을 갖췄다고 강조한다. 강력한 B2B 사업구조를 기반으로 기업의 비즈니스를 지원해온 오랜 경험을 통해, IBM은 각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으며 산업별 전문지식을 축적할 수 있었다는 것도 포인트다. IBM은 산업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기업용 클라우드 개발에 녹였다고 한다.
■100년의 경험, 클라우드에 녹인다
IBM 클라우드는 코그너티브 왓슨, 블록체인 등 차세대 기술들을 탑재한 플랫폼이면서 물리 서버인 베어메탈 서버와 글로벌 데이터센터 등 탄탄한 인프라를 갖췄다.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는 기술은 클라우드 사업자들 모두 비슷한 수준에 올라있다. 이제는 클라우드를 통해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IBM은 가치 제공 수준에 있어 앞서 있다고 자신한다. 수많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와 150개 이상의 API, 다양한 차세대 기술들을 보유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강력한 하이브리드 연동성을 제공해 IaaS, PaaS, SaaS,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컨설팅,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구축, 관리, 최적화까지 모든 클라우드 역량을 보유했다.
■코그너티브 왓슨, 엔터프라이즈에 퍼진다
IBM이 자사 클라우드의 강점으로 내세우는 첫번째는 코그너티브 시스템 ‘왓슨’이다. IBM의 클라우드사업부 스티브 카울리 총괄은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향후 금융 산업에서의 왓슨 도입이 두드러질 것”이라며 “모바일을 통해 은행이나 금융기관과 직접 소통하고 싶은 고객의 수요가 적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클라우드사업 총괄임원이 왓슨의 성장을 강조한 게 흥미롭다. IBM 왓슨은 IBM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의료, 금융 등 전통적 대형 IT 시장에서 왓슨의 확장은 곧 IBM 클라우드의 확장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IBM의 클라우드 플랫폼 블루믹스에서는, 인공지능 왓슨 API 12가지(Conversation / Discovery / document Conversion / Text to Speech / Language Translator / Speech To Text / Natural Language Classifier / Retrieve & Rank / Personality Insights / Tone Analyzer / Visual Recognition / Natural Language Understanding)를 제공하고 있다. 왓슨 API를 자유롭게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IBM은 자체적으로도 왓슨 API를 활용해 코그너티브 기능 기반의 신규 서비스를 선보여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례로 올해 방송기자재전문박람회(NAB)에서 공개된 IBM 클라우드 서비스인 ‘콘텐츠 강화(content enrichment)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 서비스는 왓슨의 코그너티브 역량을 통해 동영상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핵심어, 개념, 비주얼 이미지, 어조, 정서적 맥락과 같은 메타데이터를 추출한다. 핵심적인 정보를 추출하기 위해 언어, 개념, 감정, 시각적 분석 등 여러 가지 AI 기능들을 적용한 독특한 서비스다.
올해말 출시될 이 서비스는 톤 애널라이저(어조 분석), 퍼스널리티 인사이트(성격 진단), 자연어 이해, 이미지 인식 등을 포함한 다양한 왓슨 API를 사용한다. 새로운 IBM 리서치 기술을 이용해서 왓슨이 생성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콘텐츠의 의미적 단서를 바탕으로 비디오를 논리적 장면으로 분류하게 된다. 이 기능은 현재 시장의 제품에서 제공되는 것 이상으로 콘텐츠와 맥락을 심층적으로 이해해서 장면을 식별한다.
■블록체인 클라우드 선도
비트코인 등장 후 블록체인 기술의 가능성에 이른 시기부터 주목했던 회사가 IBM이었다. IBM은 중앙집중형 방식의 아키텍처를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분산 아키텍처를 블록체인에서 발견했다.
IBM은 올해 3월 27일 리눅스 재단의 하이퍼렛저 패브릭(Hyperledger Fabric) 버전 1.0에 기반한 첫 번째 기업용 블록체인 서비스인 IBM 블록체인을 출시했다. IBM 블록체인은 블루믹스 PaaS 상에서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축?배치?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HSBN 서비스를 최초로 상용화한 사례다.
IBM은 블록체인의 전 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하이퍼레저 프로젝트에 기반한 기본적인 소프트웨어 구조부터, 빠른 개발을 위한 플랫폼, 안전하고 확장 가능한 클라우드 인프라, 그리고 특정 산업의 비즈니스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블록체인 솔루션까지 제공한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안전, 확장성, 그리고 블록체인 거래 파트너와 에코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능력까지 제공하는 블록체인의 최후의 조력자라고 IBM측은 강조한다.
IBM 블록체인에 기반한 새로운 시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가령, 중국 칭화대학교와 IBM, 월마트 등은 식품 안전성 강화를 위해 블록체인을 활용한 새로운 모델을 시범운영하는 데 협력하고 있다. 분산형 데이터베이스를 이 모델에서 공급자가 소비자에게 식품을 인도하는 과정의 단계마다 관련 정보가 블록체인에 입력된다. 각 거래의 정보를 비즈니스 네트워크 모든 구성원이 합의하게 되며, 합의가 이루어진 후에는 변경할 수 없는 영구적인 기록으로 자리 잡는다. 이는 물품에 관한 모든 정보가 정확한지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시범 프로젝트는 공급자로부터 월마트 매장 진열대까지 이동하는 돼지고기를 추적하도록 고안됐다. 월마트의 매장에서 식품이 소비자에게 판매될 때까지 개별물품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인증을 받아 투명하고 안전하며 추적가능한 기록을 생성한다. 블록체인이 생성한 기록은 또한 월마트 등의 소매기업이 각 매장에서 제품의 보관 수명을 더욱 잘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식품 인증과 관련된 보호 장치를 강화할 수 있다.
■클라우드지만 하드웨어를 통째로 '베어메탈 서버'
일반적으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는 사업자에서 사전에 정해둔 가상머신만 사용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사용자는 워크로드를 올리는 가상머신의 기반 하드웨어 인프라를 다른 사용자와 나눠 쓴다. 한대의 서버를 여러 사용자가 가상머신으로 나눠 쓰는 가운데, 특정 사용자의 워크로드가 막대한 연산을 일으킬 수 있다. 이때 다른 사용자의 워크로드가 온전한 성능을 보장받기 어렵게 된다.
때문에 주요 업무를 올리려는 기업 고객은 하드웨어 자체를 온전히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원했다. 이에 일찍부터 대응한 IBM 클라우드는 물리 서버인 ‘베어 메탈(Bare Metal)’ 서버를 제공하고 있다.
대저택의 물탱크가 하나 뿐이라면, 주방에서 요리를 하느라고 물을 사용하는 동안에 정원사는 정원을 가꾸기 위해 충분한 물을 사용할 수 없다. 하나의 물탱크에 들어있는 물 자원을 여러 사용자들이 나눠 쓰기 때문이다. 시간이 겹치더라도 각 사용자가 필요한 만큼의 물을 일정한 수압으로(안정적으로) 빠르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용자 별 독립된 물탱크가 있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베어 메탈 서버의 운영 원리 역시 이와 비슷하다. 서버 자원을 가상으로 구분하여 공유하는 것이 아닌 독립적인 물리 서버를 고객별로 배타적으로 할당하는 방식인 것이다. 물리적으로 독립된 서버 공간을 해당 고객에게 할당하므로, 높은 보안성 및 안정성,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네트워크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IBM은 올해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호주 시드니와 영국 런던 두 곳을 포함한 총 4개 지역에 IBM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새롭게 추가 건설해, 현재 전세계 60여개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IBM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앞으로도 계속 확대될 예정이다. 작년 8월 25일 SK C&C와 공동으로 경기도 판교에 문을 연 IBM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아시아에서 9번째, 전세계 47번째로 오픈한 IBM의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다. IBM은 자사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간의 데이터 이동을 무료로 지원한다. 이는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하는 한국의 기업고객에게 좋은 발판이 된다.
국내 기업은 기존에 구축한 시스템에 대한 활용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보안과 정보유출에 대한 우려 때문에 클라우드 도입률이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30% 가량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IBM은 이러한 국내 기업들의 비즈니스 상황과 기업 환경을 고려해 퍼블릭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기존 보유 시스템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기업들에게 제안하고 있다.
IBM은 스타트업, 중견기업, 대기업, 공공기관 등을 모두 포함하여 140개국, 2만1천개 기업고객의 클라우드 도입을 도운 경험을 보유했다. 4만 명에 달하는 전문가를 보유하고, 전 세계 1만5천 건 이상의 클라우드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을 토대로 국내 기업의 클라우드 도입을 도울 예정이다.
소셜 컨텐츠 분석 앱 개발 업체인 쿨리오는 소셜 콘텐츠에서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활용성과 전파력 높은 정보를 추출해 전달, 사용자가 유사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에게 퍼뜨릴 수 있도록 돕는 콘텐츠 추천 앱 ‘스프레드(Sprd)’를 서비스하고 있다.
‘스프레드’는 빅데이터 분석 및 머신러닝 기술에 기반하고 있다. 쿨리오는 IBM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역량을 활용해 현재 보유 중인 10대의 기보유 서버와 클라우드 서버를 통합 운영하여 급격히 증가하는 빅데이터 분석과 관리를 수월하게 할 수 있게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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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IBM 회계연도 2017년 2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IBM의 클라우드 사업은 지난 분기 전년동기대비 17% 성장한 39억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지니 로메티 IBM CEO는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리더로서 입지를 강화했고, IBM 클라우드에 세계 최고 기업들 다수를 유치했다"며 "왓슨 포트폴리오에 규제대응기술을 추가하고, 블록체인 같은 신흥 기술 기반의 솔루션을 개발해 계속해서 혁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