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케이블 채널 HBO 해킹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해커들이 인기 시리즈 ‘왕좌의 게임’ 대본을 사전 유출한 데 이어 이번엔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담은 5분 분량의 동영상까지 유포했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HBO 시스템을 해킹한 해커들은 지난 7일(현지시간)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담은 5분 분량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미스터 스미스’ 명의로 된 이 동영상 수신인은 리처드 플레플러 HBO 최고경영자(CEO)로 돼 있다.
해커들은 사흘 안에 요구 금액을 지불하지 않을 경우 HBO 프로그램과 함께 기업 비밀 자료를 인터넷에 올려버리겠다고 협박했다.
또 HBO 관련 자료 1.5 테라바이트(TB) 분량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엔 방영을 앞둔 여러 시리즈 물과 함께 수 백 만건의 기업 내부 자료까지 포함돼 있다는 게 해커들의 주장이다.
해커들의 요구 조건은 구체적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6개월 치 월급을 비트코인으로 지급해달라”고 요구했다.
자신들의 월급 산정 기준도 밝혔다. 기업 시스템 해킹 등을 통해 매년 1천200만~1천500만 달러 가량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것. 따라서 1년 수입의 절반 가량을 달라는 게 이들의 요구사항이다.
해커들은 또 HBO 시스템을 뚫는 데 6개월 가량 걸렸다고 공개했다. 이들은 또 매년 제로데이 보안 약점을 확보하기 위해 50만 달러 가량을 지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들의 투자 금액과 한 해 수입 등을 상당히 구체적으로 밝힌 뒤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해커들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동영상과 함께 3.4GB 분량의 파일도 함께 공개했다. 이 파일 속엔 HBO 내부망과 관리자 암호 같은 민감한 정보도 담겨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왕좌의 게임’ 이번 주 방영분 대본도 공개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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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공개된 문건 속엔 HBO가 ‘왕좌의 게임’ 출연배우 접촉 목록 같은 민감한 정보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엔 배우들의 전화 번호와 이메일 주소 같은 개인 정보들도 있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해커들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HBO 측은 경찰 및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과 함께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