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최후진술 "대통령에 부탁한 것 없어"

"국민과 사회 기대에 못 미처…제 부덕 소치"

디지털경제입력 :2017/08/07 16:15    수정: 2017/08/07 17:38

“특검의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지만 하나 깨달은 점이 있습니다. 제가 너무 부족했습니다. 전부 제 책임입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밝혔다.

특검으로부터 징역 12년형을 구형받은 이 부회장은 "존경하는 재판장님과 두 분 판사님. 지난 5개월간 재판 이끌어주신 점 진심 감사드립니다"라며 조심스럽게 최후진술을 시작했다.

이 부회장은 "구속 수감된 지난 6개월 간 답답한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저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만들어보려고 노력했다"며 "재판 과정을 보며 복잡한 법적 논리를 이해하기 힘들었고, 특히 특검의 공소사실에 대해선 인정할 수 없었지만 하나 깨달은 점이 있다. 제가 너무 부족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지디넷코리아)

그러면서 그는 "(삼성) 경영을 맡게 된다면 법과 정도를 지키는 건 물론이고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고 나아가서는 많은 사람에게 존경받는 기업인이 되어보자는 다짐을 하곤 했다"며 "그러나 그 뜻을 펴보기도 전에 법정에 먼저 서게 돼 만감이 교차하고 착잡하다"고 말을 이어나갔다.

이 부회장은 "제가 사익을 위해 대통령에게 부탁하거나 기대한 사실은 결코 없다"며 "억울하다. 제가 아무리 부족하고 못난 놈이라 할지라도 국민들의, 서민들의 노후 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치고 욕심을 내겠느냐"라고 자신의 억울한 입장을 토로했다.

그는 "오해와 불신이 풀리지 않는다면 앞으로 삼성을 대표하는 경영인이 될 수 없을 것"이라며 "부디 재판장께서 이 오해만큼은 꼭 풀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 부회장은 최후진술 도중 순간순간 목이 메이는 듯 발언을 잠시 멈추기도 했다.

다음은 이 부회장의 최후진술 전문이다.

존경하는 재판장님과 두 분 판사님. 지난 5개월간 재판을 세심하고 공정하게 들어주신 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구속수감된 지난 6개월 동안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 없지 않았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만들어보려 노력했습니다.

지난 몇개월간 재판 과정을 지켜보며 복잡한 법적 논리도 이해하기 힘들었고, 특검에서 제기한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지만 한 가지 깨달은 점 있었습니다. 제가 너무 부족한 점이 많았고 챙겨야 할 것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고 이게 모두 다 제 탓이었다는 점입니다. 다 제 책임입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오늘의 삼성이 있기까지는 모든 임직원들 많은 선배들의 피땀 어린 노력 없었으면 불가능했습니다. 창업자인 저희 선대 회장님, 그리고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주신 회장님 뒤를 이어가다가 삼성 잘못되면 안 된다는 중압감에 저도 나름 노심초사하며 회사일에 매진해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큰 부분을 놓친 것 같습니다. 저희 성취가 커질수록 국민들과 사회가 삼성에 건 기대가 더 엄격하고 커졌습니다. 재판과정을 통해서도 그런 모습이 드러났습니다.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입니다.

저는 평소에 제가 경영 맡게 된다면 '제대로 한번 해보자. 법과 정도를 지키는 건 물론이고 사회에서 제대로 인정받고 나아가서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기업인이 돼보자'는 다짐을 했습니다. 그런데 뜻을 펴보기도 전에 법정에 먼저 서게 돼 만감이 교차하고 착잡합니다.

재판장님. 이것 한 가지만 말씀드려야 하겠습니다. 저는 제가 제 사익을 위해서나 개인을 위해 대통령에게 뭘 부탁한다든지 대통령에게 그런 것을 기대한 적은 결코 없습니다.

변호인께서 말씀하셨는데 국민연금에 대한 오해 부분도 하나 말씀드립니다. 특검과 세간에서는 합병으로 인해 국민연금에 엄청난 손해를 입히고 제 개인이 막대한 이익을 취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지만 이는 결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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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부족하고 못난 놈이라도 국민들의 우리 서민들의 노후자금인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치고 욕심을 내겠습니까. 너무나 심한 오해입니다. 이 부분은 정말 억울합니다. 오해와 불신이 풀리지 않는다면 삼성을 대표하는 경영인이 될 수 없습니다. 이 오해만은 꼭 풀어주십시오.

재판장님. 그동안 삼성을 아껴주신 모든 분께 좋은 점 못 보이고 실망을 안겨 드린 점 깊이 반성하고 사과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