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년간 경험을 바탕으로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우뚝서겠습니다”.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여의시스템(대표 성명기)이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주목받고 있다. 지난 30년간 산업용 컴퓨터와 이를 근간으로 한 산업용 자동제어기기를 개발, 스마트팩토리 확산에 앞장서왔다. 이 회사 창업자인 성명기 대표는 이노비즈기업협회 8대 회장도 맡고 있다.
최근 성남 본사에서 기자와 만난 성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이 열풍인데, 가만 생각해보니 그동안 우리 회사가 공급한 자동화 제품들이 모두 4차 산업혁명과 연관된 것이었다”면서 “제조 공장과 산업 현장에 설치된 자동화 제품에 우리가 개발한 장비들이 들어가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1991년 설립(법인)된 여의시스템은 진화하는 기업, 도전하는 기업, 건강한 기업을 모토로 하고 있다. 이 회사가 공급하는 제품은 ▲산업용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산업용 컨트롤러 ▲산업용 네트워크 장비 ▲디지털사이니지(디지털 전광판) 및 키오스크(무인자동화기기) 등 크게 3가지다.
산업용 컨트롤러는 산업용 장비의 일종의 ‘두뇌'(컨트롤러)’을 하는 기기다. 산업용 장비가 보다 효율적으로 작동하게 해준다. ‘똑똑한 도우미’인 셈이다. 예컨대 주차장관리 시스템에 들어가 주차장 관리를 보다 효율적 해준다.
스마트폰 검사 장비에도 적용, 스마트폰이 최상의 기능을 내게 도와준다. 고객사 요청(커스터마이징)에 따라 생산한다. 그러다보니 제품 하나하나가 모두 독특(유니크)하다.
성 대표는 “고객 맞춤형 산업용 장비는 기술력이 있어야 가능한 분야”라면서 “산업용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컨트롤러, 네트워크 이더넷 장비, 디지털사이니지 시스템, 임베디드솔루션 등 스마트팩토리를 지향하는 산업용 자동제어 기기 분야에서 커스터마이징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여의시스템은 주차 관제시스템용 컨트롤러 분야에서 최고 수준에 올랐다. 상반기만 수천대를 공급했다. 운전자가 차 안에서 주문할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키오스크’ 분야에서도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미국 한 회사에 샘플 5대를 공급, 수출 물꼬를 텄다.
새 성장분야로 삼은 사물인터넷을 접목한 헬스케어 사업도 가속도를 내고 있다. 중소기업청 지원을 받아 뇌졸중 환자를 위한 재활 로봇을 개발, 내년에 출시한다. 국내 한 대형 병원과 상용화 시험을 하고 있다. 이 제품은 사람을 대신해 뇌졸증 환자의 근육 재활 훈련을 도와준다. 덧셈, 뺄셈 등 다양한 게임 콘텐츠 기능을 갖춰 뇌졸증 환자들이 재미있게 재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키오스크와 디지털사이니지 사업도 빛을 내고 있다. 제주도에 700~800대를 공급, 이 곳에 설치된 키오스크는 거의 여의시스템이 만든 것이다. 2009년 지하철 2호선 하드웨어 플랫폼 공급을 계기로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서울시 지하철 5678호선과 인천국제공항에 디지털 사이니지를 공급했다. 이외에 시외버스터미널 무인티켓 발권기와 경기도 시내버스 디지털 버스 안내 및 노선 안내 시스템 단말기도 제작했다.
일본 시장에도 진출했다. 일본 스키장에서 사용하는 현금환급기를 지난해만 30대를 공급, 일본 시장 확대와 유럽쪽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성 대표는 “우리가 만든 제품이 고객의 자부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꾸준한 연구 개발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끄는 혁신형 기업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평소 “중소기업은 혁신으로 무장, 끊임없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지난 2월부터 이노비즈협회 8대 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6대 회장(2013.2~2105.2)에 이어 두 번째다. 이노비즈 기업은 기술혁신형 중기로 ‘중기 중 중기’라 불린다. 7월말 현재 이노비즈 인증을 받은 중기는 1만7930개다. 이중 70.3%인 1만2618곳이 협회 회원사다.
2002년 12월말 설립된 협회는 중소기업 협단체로 유일하게 전국 규모를 갖췄다. 이노비즈 기업이 되려면 조건을 갖춰야 한다. 업력이 3년 이상이여야 하고 혁신시스템평가에서 700점 이상, 기술평가에서 B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성 대표는 “코스닥 기업 1006곳(중견기업 제외) 중 42.1%인 424개사가 이노비즈 기업”이라며 “2010년부터 7년 연속 3만개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우리나라의 가장 큰 화두인 일자리 창출에 이노비즈 기업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노비즈기업들이 채용하려고 한 인력은 7만5천명이었다. 하지만 절반 정도인 3만4000명 밖에 채용하지 못했다. 성 대표는 “고급 엔지니어들이 중소기업에서 활발히 활동할 수 있게 정부가 지원해줘야 한다”면서 “일년에 3만4000개 일자리를 만드는 이노비즈기업과 스타트업간에 균형 있는 지워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성 회장과 협회는 이노비즈기업의 해외 진출에 두팔 걷고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수출 컨소시엄’과 ‘수출바우처’ 등 여러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15년 10월에는 중국 헤이룽장성에 대표사무소도 설립했다. 이어 지난해 6월 테헤란(이란)에, 올 3월 베트남에 기술교류센터를 각각 개소했다.
성 대표는 “태국과 페루, 인도네시아에도 기술 교류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라면서 “수출 이노비즈기업 수를 현재 9000개에서 1만2000개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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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두권의 자서전을 낸 저술가이기도 하다. 2008년 ‘도전’이라는 책을, 2014년에는 ‘열정’을 내놨다.'사랑'을 주제로 한 책도 올해 선보일 예정이다. 책에 따르면 부끄러움을 잘 타는 소심한 성격이었던 성 대표는 대학(연세대 전자공학과)때 산악부에 들어가 암벽타기를 하면서 담대함을 길렀다. 그가 꼽는 창업 제1 조건은 ‘절심함’이다. 창업과 관련해 끊임없이 생각을 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이거다’'하는 느낌의 아이템을 만난다는 것이다. 괜찮은 직장을 다니다 8비트 애플 컴퓨터를 보는 순간 창업하기로 마음먹은 그는 단돈 250만원으로 여의시스템을 세웠다.
중국 격언인 ‘친구를 사귀면 비즈니스는 저절로 따라온다(시엔쭈오 펑요우, 호우쭈오 셩의)’를 좋아한다는 그는 기업 생존 방정식으로 CEO의 정직성과 공부, 도전정신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