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의 오해와 진실

"새 강화안, 확률 높이자는 취지는 아냐"

게임입력 :2017/07/14 12:37    수정: 2017/07/14 12:37

남혁우, 이도원 기자

지난 1일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강화안(이하 강화안)이 시행된 이후 주요 게임사가 적극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게임사와 이용자들이 강화안의 취지와 내용을 혼동해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용자는 확률이 높아지지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또 해외 게임을 주로 서비스하는 일부 게임사는 매출 하락을 우려해 적극 참여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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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규제 강화안에 참여하고 있는 게임사.

업계는 그러나 이런 인식은 강화안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한다.

강화안에 대한 오해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자율 규제가 아이템 확률을 높여주는 장치라고 생각하는 것, 둘째는 매출 하락 우려, 셋째는 해외 게임사의 참여다.

■오해 하나. 자율 규제는 아이템 확률을 높여준다?

“확률형 아이템 자율 규제 강화안이 시행됐는데, 왜 아이템 확률은 오르지 않았지요?”

이번 강화안은 확률형 아이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의 확률을 모두 공개하거나 등급별 확률을 정확한 수치로 공개해 이용자의 혼란을 줄이도록 한 것이 주요 골자다.

또 구입가격 보다 가치가 낮은 아이템은 포함될 수 없도록 명시하는 등 이용자들이 아이템을 구입하면서 불합리한 손해를 보지 않도록 조치한 것도 핵심 내용이다.

문제는 강화안이 아이템 확률을 높여주자는 취지가 아니라는 점이다.

확률형아이템 자율규제 취지와 배경

그럼에도 일부 이용자들은 아이템 확률이 높아지지 않았다며 강제적 규제 안을 적용해 확률을 높이거나, 애초 확률형 아이템을 팔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강제 규제는 오랜 시간 논란이 되고 있는 셧다운제처럼 해외 게임과의 역차별로 작용할 수 있어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 때문에 자율 규제를 시행하게 된 것이고 게임사들은 이용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여 게임 서비스에 반영하는데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게임 아이템이 아닌 볼거리와 이야기, 서비스 등으로 이용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에 집중 해야할 때”라고 덧붙였다.

■오해 둘. 자율 규제 동참하면 매출 하락?

주요 게임사가 주도적으로 확률을 공개하고 있지만 일부 게임사에서는 여전히 확률 공개를 꺼리고 있다. 확률 공개가 매출에 악영향을 미치거나 게임 인기 유지에 부정적일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분위기를 보면 강화안이 게임사의 매출에 영향을 끼쳤다고 볼만한 근거는 어디에도 없는 상태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은 21일 출시와 함께 확률형 아이템을 개별 공개했지만 현재 구글플레이와 애플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 중이다. 넥슨은 지난 2015년부터 피파온라인3 등 게임 40종의 확률을 공개했지만 오히려 매출이 오르거나 유지하고 있다.

리니지M 등 모든 확률을 공개한 이후에도 매출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넷마블, 컴투스, 카카오, 게임빌 등의 기업에서도도 자율 규제 때문에 매출이 하락했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오해 셋. 해외 게임사도 적극 참여?

이번 강화안은 게임협회에 포함된 업체들 중심으로 진행된 것이기 때문에 국내에 서비스 중인 모든 업체가 대상은 아니다.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돈을 벌고 있는 슈퍼셀, 블리자드, 에픽워, IGG, 일렉스 등 해외 게임사와 협회에 미 가입된 소규모 게임사는 아직 강화안을 적용하고 있지 않다.

해외 게임사 중에는 강제안을 따르겠다고 밝힌 곳도 있지만, 아직까지 적용은 하지 않은 상태다. 실제 행동을 보여줄지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

게임협회는 회원사가 아닌 게임사도 강화안을 적용하도록 지원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해외 게임사의 입장에선 적극적으로 참여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처럼 수익만 잘 내면 된다는 생각 때문”이라며 “국내 기반 게임사는 정치권 눈치를 보고 있지만, 해외 게임을 주로 서비스하는 게임사는 중국 등 개발사들의 눈치를 더 봐야하는 상황이다. 이번 강화안에 보완책이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에 게임협회는 국내에서 게임사업을 하고 있다면 자율규제에 동참할 수 있도록 권유하고, 협회 홈페이지의 매뉴얼을 제공해 참여율을 높이는데 노력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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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측은 “중국 등 해외 업체를 포함해 국내에 서비스 중인 모든 게임사가 강화안에 따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국내 주요 게임사가 자율 규제에 적극 동참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이용자와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자율규제를 비롯한 노력이 더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 협회에서도 적극적으로 홍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