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V30을 내달 31일 독일 베를린에서 공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새로운 모멘텀의 기회가 될지 주목되고 있다.
LG전자가 V 시리즈를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7'에서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유럽 지역에서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는 LG 가전 부문과의 시너지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스마트폰 사업 전략 변화에 따른 것이란 해석이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 구조를 수익성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기존 주력 시장이던 북미 이외에 유럽 등 취약 시장에 마케팅 등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엔 북미 쪽 PM인력 일부를 유럽 쪽으로 이동시켜 현지 조직 세팅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유럽 대표본부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해 있다.
■G6 턴 어라운드 실패…"제 몫은 해 줬다"
LG전자는 올 초 프리미엄 스마트폰 G6를 선보이면서 장기 침체에 빠져 있는 스마트폰 사업의 턴 어라운드를 노렸다.
그러나 증시에서는 스마트폰을 책임지는 MC사업본부가 2분기 G6의 글로벌 출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으로 약 1천억원 안팎의 손실을 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분기 영업손실 2억원을 기록해 잠시 침체에서 벗어나는 듯 했던 스마트폰 사업이 결국 적자 수렁 탈출에는 실패한 셈이다.
LG전자는 주력 모델인 G시리즈의 장기 침체와 히트작 부재로 작년 스마트 사업에서만 연간 규모로 1조2천591억원을 까먹었다. 최근엔 사업 구조 개편 과정에서 발생한 인력 이동과 연구개발(R&D) 인력 이탈로 내부 분위기마저 예전과 달리 많이 위축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스마트폰 사업개선 작업이 본격화된 시점이 작년 이맘때이고 아직 그 효과가 나타나려며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LG전자는 지난해 7월1일 MC사업본부 본부장 직속으로 프리미엄 모델 전체 사업 과정을 총괄하는 PMO(프로그램 매니지먼트 오피서) 신설과 책임자 교체를 골자로 하는 사업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이후 제품 개발 라인업과 SW 개발 정책은 물론 영업 및 유통 조직 정비 등 스마트폰 사업구조를 수익성 중심으로 전면적인 개편을 진행해 왔다. 또한 MC사업본부에 대한 조직과 인력 재배치를 통해 군살도 뺐다.
지난 3월 말 현재 MC사업본부 인력은 총 6천681명(분기 보고서 기준) 규모이다. 1년 전인 2016년 3월말 조직개편 직전인 7천321명과 비교하면 640명이 줄었다. 삼성전자 IM사업부(2만6천명)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V30, LG 스마트폰 사업 가능성 보여 줄까
실적 측면에서 턴 어라운드에는 실패했지만 제품의 기술적 성숙과 발전 방향에 대한 자신감도 적지 않다.
LG전자는 최근 1~2년 동안 고음질 오디오, 고성능 카메라, 풀 비전(FullVision) 디스플레이, 내구성, 품질 등 스마트폰 요소 기술에 대한 성능 개선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 기술적 측면에서 G6에 대한 평가도 그리 나쁘지는 않다.
내부적으로는 차별성이 컸던 모듈 타입의 전작 G5와는 달리 기본기와 품질 안정성에 주력했던 G6의 경우 '제 몫을 다 해줬다', '대박은 아니지만 중박 정도는 된다'는 평가가 앞선다. 특히 과거 LG스러운(?) 디자인을 버리고 소비자 수용성을 높인 풀메탈 디자인을 채택했다는 점도 점수를 많이 받았다.
따라서 LG전자는 G6에 이어 내달 말 출시되는 V30이 LG 스마트폰 사업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를 걸고 있다.
V30은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호평을 받았던 V20의 후속작으로 LG만의 차별화를 이룬 최강의 멀티미디어 폰이다. 특히 고가의 '쿼드DAC'을 적용해 고품질의 오디오 기능을 갖추고 있어 사운드를 중시하는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다.
V30에는 18대 9 비율의 6.2인치 풀비전 디스플레이와 듀얼 카메라를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V30은 처음으로 유럽 시장에서 공개되고 시점도 작년 V20보다 일주일 정도 앞당겨졌다"며 "공개와 출시까지 기간을 단축하고 초기 마케팅에 집중해 성과를 내겠다는 의도"라고 전했다.
LG전자 V10은 재작년 10월 1일, V20은 작년 9월 7일에 각각 공개된 바 있다. 공개 시점이 점점 더 앞당겨진 셈이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마케팅과 생산라인-부품 공급 체인이 더 긴밀해 졌다는 얘기다.
이번 V30은 스마트폰 판매 실적이 출시 후 3개월 안에 최고치를 찍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9월 중순께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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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또 다른 관계자는 "오랜 침체기를 겪어온 스마트폰 사업이 올해 당장 흑자 구조를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동안 쇄신을 통해 조직이 안정화되고 자리를 잡아 가는 추세이고 제품에 대한 완성도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하반기부터는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쟁이 심화되고 시장이 포화되어 가는 스마트폰 사업의 특성상 1~2개 모델로 단숨에 반전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애당초 무리라는 뜻이다. LG전자는 내년 초·중반께 스마트폰 부문에서 분기 흑자 달성을 이루는 모멘텀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