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누적 투자액 상위 100개 스타트업의 사업 모델을 한국 시장에 적용 시 70%에 달하는 사업 모델이 국내 규제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가 나와 주목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미국과 중국 중심의 기술 혁신이 빠르게 일어나는 가운데, 우리나라가 이런 변화에 대응이 미진하고 창업 생태계가 열악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아산나눔재단과 구글캠퍼스서울은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스타트업의 성장과 도약을 위한 ‘스타트업코리아’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행사에는 국민대학교 김도현 교수,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 국무조정실 이창수 규제총괄정책관, 중소기업청 변태섭 창업벤처국장, 한국핀테크산업협회 김태훈 부회장, 코리아스타트업포럼 김태호 운영위원 등이 토론회 패널로 참여했다.
■ 세계 100대 스타트업 중 한국 업체 한 곳
맥킨지코리아가 발간한 스타트업코리아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초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CB인사이트가 선정한 세계 100대 스타트업 가운데 한국 업체는 단 한 곳에 그쳤다.
특히 최근 1년 간 투자 받은 스타트업 중 누적 투자액 상위 100개 업체의 혁신 사업 모델 중 누적 투자액 기준 70%에 이르는 사업이 국내에서는 규제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버와 에어비앤비와 같은 서비스들이 대표적이다.
한국 스타트업은 2011년 6만5천개의 법인이 신설됐던 것에 비해 지난해에는 9만6천개로 증가하는 등 몇 년 새 양적으로 급속히 팽창하고 있다.
반면 맥킨지는 세계 기업가정신 지수가 여전히 세계 27위에 머물러 민간 자본 투자, 데이터 인프라, 창업 문화 등 질적인 측면에서 성장이 필요한 시기라고 평가했다.
■ 개방형 규제 체제로 전환, 투자자 환경 개선 필요
이번 보고서는 한국의 스타트업이 앞으로 글로벌 혁신 경쟁에서 살아남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개방형 규제 체제로의 점진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정보통신기술(ICT) 시대의 핵심 자원이라고 할 수 있는 양질의 데이터에 대한 활용성 증대 및 개인정보 관련 규제 완화를 통한 균형 있는 접근성 확대가 필요하다고 봤다.
스타트업 성장에 한 축을 담당하는 투자자 환경 개선에 대한 방향성도 언급됐다.
국내 벤처투자 시장은 한국의 GDP대비 벤처캐피털 신규 투자금액 규모가 글로벌 5위를 기록할 정도로 양적으로 성장했으나, 이 중 정책 자금에 대한 의존도가 40% 이상으로 민간 투자자들의 참여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투자회수의 경우에도 M&A가 활발한 해외에 비해 국내는 거의 기업공개(IPO)에만 의존하고 있는데, 기업공개까지 평균 13년 이상 소요되는 상황으로 인해 대부분 장외 매각 또는 상환 등의 회수 방식에 집중되고 있어 투자금의 선순환이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 기업형 벤처캐피털 육성 환경 마련돼야
보고서에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벤처캐피털 제도 개선 및 투자 업종 규제 완화를 통한 벤처투자 시장 선진화와, 실질적 투자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을 육성하기 위한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기업가정신을 고취할 수 있는 교육을 강화하고 재도전이 가능한 창업 환경을 위해 사회 안전망을 더욱 확충하는 등 창업도전 문화를 형성하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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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킨지코리아 김수호 파트너는 “새로운 사업모델이 나왔을 때 최소한 테스트해볼 수 있도록 환경을 지원해야한다”면서 “기존 산업이 창조적 파괴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완충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변화가 한 번에 오는 게 부담스럽다면 단계적으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며 “도전을 하는 기업들이 범법자가 되지 않고 실제 혁신을 할 수 있는 제도들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