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아주 좋은 의견이고, 시간을 가지고 충분히 토론하되, 예산이 좀 들더라도 국민의 안전과 생명에 관련된 일이라면 하는 방향으로 한번 추진하자.”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에 열린 제30회 국무회의에서 상용차 사고가 빈번한 것과 관련해 언급한 내용이다.
여기서 '이것은'은 교통안전법 시행령 일부개정을 통한 '차선이탈 경고장치(LDWS)와 전방추돌 경고장치(FCWS) 의무화'를 뜻한다.
이에 따라 상용차의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탑재 의무화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사고 방지를 위해 운전자의 충분한 휴식과 함께 차량 개선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LDWS와 FCWS만으로 상용차 사고를 방지하는 게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LDWS는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 업계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LKAS(차선유지보조시스템)보다는 한 단계 낮은 수준의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LDWS는 차량의 차선 이탈 시도가 감지될 경우 운전자의 주의를 일깨워주기 위해 계기반 클러스터에 경고 그래픽과 경고음을 내보낸다.
LKAS는 LDWS의 기능을 수행하면서 운전자 개입 없이도 스스로 차선 유지를 할 수 있다.
FCWS는 LDWS처럼 경고 수준에만 그치는 장치다. 주행하는 차량이 전방 차량과 근접하게 다가갈 경우 경고음 또는 경고 그래픽을 내보내는 수준에 불과하다. 긴급제동장치(AEB)처럼 위급한 상황에 차량을 정차해주는 기능은 FCWS에는 없다.
12일 오후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소프트웨어 퀄리티 인사이트’ 연사로 참석한 이재관 자동차부품연구원 스마트카기술연구본부장은 “상용차 ADAS 시스템에 대한 운전자와 탑승객 수용성 연구가 덜 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며 “경고음을 울리는 LDWS의 경우 대형 트럭 운전자의 주의를 일깨우기에 좋을 수 있지만 여객버스에 적용되면 탑승객들의 소음 피해를 유발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상용차용 LDWS에는 차선 이탈 감지시, 스티어링 휠에 진동을 일으켜 경고를 주는 등 차량 특성에 맞는 ADAS 개발 연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데이터 수집 등을 통한 사고 예방 솔루션 개발도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현재 출시된 국내 일부 상용차에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LDWS, AEB 등이 사양이 탑재됐다.
9.5톤 이상 카고급 트럭 차량 현대차 ‘엑시언트’는 SCC(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LDWS(차선이탈경보시스템) 등의 ADAS 시스템이 탑재됐다. SCC는 고속 주행시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자동 속도 조절이 된다. 다만 자동 정차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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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EB는 현재 서울과 부산등을 오고가는 프리미엄급 버스에 적용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시속 40km/h 내외 주행 시 전방 차량 및 사람을 감지할 경우, 주행중인 차량을 자동으로 정차시킬 수 있는 수준이다. 프리미엄 버스외 일반 버스에는 이와 같은 사양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독일 등 해외에서는 상용차 자율 및 군집주행 테스트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성공한 업체도 있다”며 “아직까지 우리나라 상용차 업계에서는 사고 방지를 위한 ADAS 시스템 자체 발달이 더딘 것이 문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