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인프라를 설계하고, 관리를 자동화하는 혁신은 이제 가능성에 머물지 않고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안정된 단계까지 왔습니다."
기업들의 IT인프라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설계하고, 운영하기 위한 방법을 고안해내는 것은 그동안 국내외 IT업계가 풀어야 할 큰 숙제이자 고민이었다.
최근에는 대기업들이 수 천 대에 달하는 서버를 관리하면서 다양한 네트워크, 기기, 소프트웨어, 보안 등 IT운영 관리자가 담당해야할 관리 포인트가 수없이 늘어났다.
여기에 더해 내부에서만 IT인프라를 구축해 관리하던 기업들이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도입하거나 퍼블릭 클라우드까지 함께 쓰는 등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기업 내 급격한 IT인프라 변화가 예고된다.
최근에는 여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가세했다.
12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지디넷코리아가 개최한 제14회 어드밴스드컴퓨팅컨퍼런스(ACC)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한국 IBM 유형림 상무는 "IBM은 30년 간 아웃소싱을 통해 축적한 유의미한 데이터를 활용해 이제는 AI를 IT인프라에 직접 도입할 수 있는 수준까지 기술 수준이 올라왔다"고 밝혔다.
IBM은 지난해 하반기 자사 AI 플랫폼인 왓슨을 기반으로 한 IBM 서비스 플랫폼을 출시했다. IT운영 관리자가 제안요청서(RFP) 수준으로 자사 IT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요구사항을 제시하면 왓슨 기반 IBM 서비스 플랫폼은 이에 최적화된 설계방안을 제시한다. 비용을 절감하면서 이후에는 IT인프라 운영을 자동화하고, 각종 패치 업데이트 등도 알아서 수행한다.
유 상무는 이 플랫폼을 활용하면 " IT인프라 내에서 발생하는 여러 이벤트를 1분 내에 처리하고, 서버를 생성하거나 새로운 정책을 적용하거나 스토리지 프로비저닝을 위해 걸리는 시간은 30분, 각종 패치 적용은 하루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재해복구 모의훈련의 경우에도 재해복구에 필요한 많은 부분이 자동화된 덕에 기존 40명 수준의 인력이 필요한 경우라면 5명으로 줄일 수 있다.
이 플랫폼에 적용된 왓슨이 가장 빛을 볼 수 있는 영역은 이벤트 자동화 처리다. AI 엔진이 시스템 내에서 발생하는 이벤트들을 감지해 이상현상에 대해서는 직접 접속해 조치를 취하도록 한다. 이 방법으로 평균 74% 수준의 IT인프라 운영, 관리 관련 업무량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알고리즘만 좋다고해서 이 같은 과정을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유 상무는 특히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동안 1천여개 이상 기업 고객들의 IT인프라를 운영했던 경험을 토대로 확보한 데이터들이 왓슨을 기반으로 IT인프라 설계-운영을 자동화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뜻이다.
IBM은 매년 2만9천개 서비스수준협약(SLA) 관련 내용, 970만개 이벤트, 100만개 변경관리, 5만5천개 신규시스템 연구, 2천300만건에 달하는 기술지원 문의, 3만8천개 이상 서비스 관련 작업요청을 처리한다. 이 과정에서 쌓인 데이터가 왓슨을 학습시켜 더 나은 결과를 내놓을 수 있도록 돕는다.
유 상무 설명에 따르면 IT운영 관리자와 자동화 사이에는 왓슨이 위치한다.
관리자는 의사결정을 하고, 작업지시를 내린다. 그러면 IBM 왓슨은 기존 IT운영 데이터를 이해하고 학습하는 과정을 거쳐 공장이나 기타 기업 내 자동화가 필요한 분야에 필요한 작업을 실행하고 운영한다. 이 과정에서 쌓인 운영과 현황 데이터는 다시 왓슨으로 들어가 학습과정을 거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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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상무는 IT인프라 분야에서 AI와 협업을 위해 크게 3가지를 고려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먼저 축적된 데이터로부터 검증된 지식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AI가 지속적으로 학습하면서 서비스를 지능화해나가야한다. 끝으로는 AI를 IT인프라에 접목하는 것이 기업 비즈니스에 실제로 적용돼 가치를 실현할 수 있어야한다고 그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