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협회 "여성부 셧다운제 폐지 반대 우려"

"게임산업 인식 개선하려는 새정부 정책과 맞지 않아"

게임입력 :2017/07/11 17:34    수정: 2017/07/11 17:41

정현백 여성가족부 신임 장관이 게임 셧다운제 폐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게임업계가 우려를 표시했다.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은 11일 입장 자료를 통해 "셧다운제 폐지 반대는 게임산업에 대한 불합리한 인식을 바로잡고 정부 주도의 일방적인 규제 정책에서 벗어나겠다는 새 정부의 정책 흐름과 맞지 않다"며 "셧다운제로 인해 게임산업이 위축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견해는 게임산업이 지속적으로 셧다운제를 반대하는 이유에 대한 고민을 전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강신철 협회장

강신철 회장은 “셧다운제와 산업 위축 사이 인과 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실질적인 영향은 미미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면서도 "다만 분명한 사실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자리 잡는 데 셧다운제가 가장 크게 일조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게임산업은 문화콘텐츠산업 수출의 56%를 책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제도로 인해 ‘사회악’이라는 부정적 인식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셧다운제 역시 청소년은 게임을 하면 안된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제공하는 규제 중 하나였다.

강 회장은 "셧다운제는 심야시간대에 게임업계가 강제적으로 청소년들의 접속을 차단하도록 규정하는 것으로 다른 산업에는 없는 규제"라며 "인터넷의 속성상 서버를 해외에 둔 게임에 대해서는 적용할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과의 역차별 논란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에는 적극 공감하지만 국가가 나서서 보호해야 할 가치에는 청소년의 문화적 자기결정권과 정부로부터 정책을 강제당하지 않을 권리도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손쉬운 집행에 기대지 않은 여성가족부의 올바른 청소년 보호육성 정책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한국게임산업협회가 밝힌 보도자료 전문이다.


여성가족부 장관의 셧다운제 관련 입장을 우려하며

게임산업은 지난 10여 년간의 암흑기를 지나 ICT산업에 우호적인 새 정부 탄생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게임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그 동안의 불합리한 인식을 바로잡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도종환 신임 장관 역시 간담회를 통해 정부 주도의 일방적인 규제 정책에서 벗어나겠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 정책의 흐름과는 상반되는 견해가 지난 4일, 여성가족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나왔다. 정현백 당시 장관 후보자는 이 자리에서 “셧다운제 폐지에 반대하며 정착 단계인 만큼 안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셧다운제로 인해 게임산업이 위축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답변도 있었다.

이 같은 견해는 게임산업이 지속적으로 셧다운제를 반대하는 이유에 대한 고민을 전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

셧다운제와 산업 위축 사이 인과 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실질적인 영향은 미미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다만 분명한 사실은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자리 잡는 데 셧다운제가 가장 크게 일조했다는 점이다.

여성가족부가 주창하는 셧다운제는 심야시간대에 게임업계가 강제적으로 청소년들의 접속을 차단하도록 규정하는 것으로 다른 산업에는 없는 규제다. 또한 인터넷의 속성상 서버를 해외에 둔 게임에 대해서는 적용할 방법이 없다는 점에서 국내 기업과의 역차별 논란도 피해갈 수 없다. 셧다운제의 근본적인 목적에 의문을 갖게 되는 이유다.

게임산업은 해당 제도로 인해 문화콘텐츠산업 수출의 56%를 책임짐에도 불구하고 ‘사회악’이라는 부정적 인식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로 인해 산업을 이끌어나갈 인재 유입은 물론, 새로운 콘텐츠 개발을 위한 투자 유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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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주역인 청소년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에는 적극 공감한다. 하지만 시행 당시부터 청소년 수면권 보장 등 실효성 지적을 받아왔던 제도를 고수하려는 입장에는 동감할 수 없다.

국가가 나서서 보호해야 할 가치에는 청소년의 문화적 자기결정권과 정부로부터 정책을 강제당하지 않을 권리도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손쉬운 집행에 기대지 않은 여성가족부의 올바른 청소년 보호 육성 정책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