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해외 송금, 첫 과제는 '은행과 정보공유'

18일부터 가능…기관코드 필요 여부도 관심

금융입력 :2017/07/07 08:06    수정: 2017/07/07 08:08

손경호 기자

핀테크 기업들도 오는 18일부터 해외 송금 업무를 할 수 있게 된다. 개정된 외국환거래법 시행령이 이날부터 본격 시행되기 때문이다. 핀테크 기업들로선 또 다른 비즈니스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핀테크 기업과 은행 간 송금정보 공유, 자금세탁방지 규정 준수, 실명확인, 한국은행과 외환전산망 연결 등 실무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과 위수탁 계약을 맺지 않고 단독으로 송금 업무를 하려는 핀테크 기업들은 넘어야 할 산이 더 많다. 해외 송금 사업자 라이선스 얻는 데만 한 달 이상 기다려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핀테크 기업들의 해외 송금 업무와 관련한 핵심 쟁점들을 정리해봤다.

■ [쟁점1] 은행들은 핀테크 기업과 송금정보 공유할까?

소액 해외송금 비즈니스를 하려는 핀테크 기업들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은행들과 송금 정보를 공유하는 문제다. 돈을 보낸 사람과 받는 사람에 대한 정보를 금융사들끼리 공유해야만 다음에 송금할 때 번거로운 실명확인 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

문제는 은행과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문제는 아니란 점이다.

관련 사업을 준비 중인 핀테크 기업 관계자는 "은행과 계약해서 펌뱅킹 망을 이용해 송금 정보를 공유받아야 한다"면서 "그런데 PG사업자들과 달리 단순 정보 공유만으로는 은행이 별다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이를 열어주려고 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PG사업자들의 경우 펌뱅킹을 통해 은행이 제공하는 각종 금융정보를 제공받아 결제 처리하는 대신 건당 수수료를 지불한다.

이와 달리 단순히 송금정보를 공유해야하는 소액해외송금사업자들로부터는 별다른 수익을 얻기 힘들다. 은행들 입장에선 "어떻게 믿고 중요한 펌뱅킹 망을 열어주겠느냐"는 인식도 만만치 않단 설명이다.

때문에 한국핀테크산업협회는 여러 핀테크 기업들과 힘을 모아 주요 은행 펌뱅킹 망을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쟁점2] 소액해외송금 사업자 등록 때 기관코드 필요할까?

일부 핀테크 기업들 사이에서는 기획재정부가 소액해외송금업자로 등록하는 과정에서 한국은행이 제공하는 기관코드가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나온다. 신청 기업이 송금 사업자로 등록을 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기관코드를 발급받아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제공한 뒤 자금세탁방지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는 걸 입증해야하는 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재부가 제시한 등록요건을 갖추는 것과 기관코드를 받는 것은 전혀 상관관계가 없다.

핀테크 기업들이 소액해외송금업자로서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개정된 외국환거래법 상 기재부가 제시한 자기자본 20억원(전자금융업을 겸업할 경우 10억원), 전산설비 구축, 외환전문인력 확보, 한국은행 외환전산망 연결 등 등록요건을 갖추면 된다.

이 같은 절차를 마친 다음에 한국은행이 송금기관에게 자동차 번호판을 주는 것처럼 부여하는 4자리 숫자가 기관코드다.

지난 5일 금융당국과 핀테크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소액외환송금 설명회에서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국 외환제도과 박기오 사무관은 "소액해외송금업자로 등록한 뒤에 한국은행이 제공하는 기관코드가 나갈 것이고, 사후적으로 FIU가 요구하는 자금세탁방지 관련 규정을 이행하면된다"고 말했다.

기재부가 제시한 등록요건 중 하나인 외환전산망 연결을 이행하기 위해 핀테크 기업은 한국은행에 외환전산망 접속신청을 한 뒤, 금융감독원의 실사를 거친다. 이런 내역은 기재부에 보고된다. 이와 함께 앞서 기재부가 제시한 다른 등록요건들을 충족시키면 관련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라이선스가 발급된다. 기관코드는 그 뒤에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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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코드에 대해 사업자들이 혼선을 빚은 이유는 FIU가 이 코드를 활용해 자금세탁방지 관련 규정을 준수할 핀테크 기업 내 책임자를 등록해 관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FIU가 제시한 의무를 준수하는 것은 등록을 완료한 이후의 일이라는 점을 금융당국은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