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현안 해결형 공공SW사업’을 시행하면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업경쟁력을 높이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임춘성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
“2025년 세계 인공지능(AI) 시장 규모가 2000조 원으로 늘어납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AI시장 규모는 11조원입니다. 세계 시장의 0.6%에 불과합니다. 이 비중을 끌어올리면 일자리를 보다 많이 창출할 수 있습니다”.(이선우 성균관대 겸임교수)
김병관 의원(더불어민주당·성남시분당구갑)이 주최하고 한국 SW·ICT총연합회가 주관한 ‘제 17회 4차산업혁명 정책 세미나’ 가 일자리 창출을 주제로 1일 한성대 에듀센터에서 열렸다.
이날 임춘성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은 사회현안 해결형 공공SW사업이 필요하다면서 국내 현황과 해외 추진 사례를 소개했다. 저출산, 고령화, 환경, 재난, 안전, 강력범죄, 교통 등 각종 사회 현안을 공공SW사업으로 해결,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임 실장은 “전통산업의 디지털 전환과 신기술 기반의 산업혁신에 사회현안 해결을 통한 사회혁신이 더해지면 저성장을 돌파하는 새로운 디지털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리더십과 민간의 혁신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전(도심 씽크홀 문제), 광주(에너지), 울산 및 여수(석유화학 단지의 안정성 문제), 충북(가축질병 해결), 대구 및 인천(교통과 물 문제)을 예로 들면서 “도시현안 문제 해결을 위해 ICT 융합 사업을 발굴하거나 추진이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사례도 거론했다. 서울시가 민관협력을 통해 성공적으로 스마트교통카드 시스템을 추진했고, 최근에는 전기차 공유 서비스(나눔카)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 사례는 일본과 싱가포르, 노르웨이, 프랑스를 소개했다. 일본 정부는 과학기술기구(JST)산하에 사회기술연구개발센터를 설치, 일본이 직면한 경제적 위기와 저출산 고령화, 지구 온난화, 물부족, 자원 고갈, 빈곤같은 다양한 문제에 대응, 문제해결형 혁신을 추진하는 연구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각종 정보화 사업에 민관협력사업(PPP)을 적극 추진, 사회문제 해결형 정보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1987년 도입한 관세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임 소장은 “싱가포르는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버추얼 싱가포르(Virtual Singapore)’도 추진, 도시에서 발생하는 각종 데이터를 수집해 전 도시의 디지털 트윈을 구축, 효율적인 교통 제어와 재난재해위험을 감지, 유동인구를 고려한 도심정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2대 수산 수출국으로 부상한 노르웨이는 해양오염 방지와 수산양식물 안정성 확보라는 사회적 현안을 안고 있는데, 이를 외해양식기술로 해결했다. 양식 폐사율을 2%로 낮춘 이 기술은 연간 150만 연어를 생산, 노르웨이에 새로운 부(富)를 가져다 주었다. 프랑스도 파리를 중심으로 전기차 공유 서비스(Autolib)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역시 사회문제 해결형 공공SW사업의 좋은 예라고 임 소장은 언급했다. 그는 사회문제해결형 공공SW사업의 기대효과로 ▲삶의 질 제고 ▲기업 상생 ▲기술 혁신 등 세 가지를 들며 “혁신역량을 가진 민간 기업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사회문제 해결형 새로운 대규모 공공SW사업은 4차산업혁명시대의 새로운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임 소장에 이어 ‘제 4차 산업혁명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방안’을 발표한 이선우 성대 겸임 교수(전 가트너코리아 이사)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중심으로 일자리를 전망했다. 컴퓨터가 인간의 지능을 흉내,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AI라고 설명한 이 교수는 데이터 증가, 컴퓨팅 성능 향상, 알고리즘 발전, 활용범위 확대 같은 네가지 요소 때문에 AI기술이 발전했다고 진단했다.
디지털플랫폼과 에코시스템을 강조한 이 교수는 GE, 아마존, 포드가 디지털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GE는 기존 제품회사에서 SW기업으로, 아마존은 기존 소매상에서 기술제공업체로, 포드는 자동차회사에서 스마트 이동회사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또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오는 2020년이 되면 215조의 커넥션이 일어나고 초당 연결은 6300만건, 디바이스는 260억개로 폭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교수는 한 시장조사기관 자료를 인용해 2025년 국내 AI 시장 규모가 11조원, 세계 AI시장 규모는 2000조 원으로 늘 것으로 전망했다. 2025년 세계 시장 대비 국내 AI시장 규모는 0.6%(11조원)로, 이 비중을 높이면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고 제안했다. 4차산업혁명의 주요 분야로 인식되고 있는 사물인터넷(IoT)도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부문이다. IoT에 대해 이 교수는 “각종 센서로 주위 정보를 수집하고 인터넷에 연결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하면서 “2025년이 되면 1인당 123개의 연결된 기기를 갖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가 꼽은 해외 사물인터넷 주요 기업은 인텔, 퀄컴, 텍사스인스트루먼츠, 마이크로칩, ST마이크로, NXP, 시스코, AT&T 등이다.
이 교수는 오는 2020년 IoT 분야 세계 시장 규모가 1조2900억 달러(IDC전망)로 성장하는데 이중 국내 IoT 시장 규모는 0.9%(13조7000억 원)로 이 시기 국내 IoT 분야 일자리는 15만8920명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조 발표에 이어 진행된 패널토론에서 박진호 숭실대 교수(IT대학 소프트웨어학부)는 “4차산업혁명은 전통산업 자동화를 넘어서는 큰 변화다. 전통산업 자동화는 4차산업혁명 레벨에서 보면 레벨 0이나 레벨1 밖에 안되는데 이 것만 보고 4차산업혁명 중요성을 낮게 보는 경향이 있다”면서 “4차산업혁명으로 생기는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지를 민관이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성호 한국소셜미디어학회장(호남대 교수)은 “국민은 4차산업혁명하면 일자리를 창출하는게 아니라 일자리를 없애는 걸로 생각한다. 또 SW하면 우리보다 인도를 먼저 떠올린다”면서 “4차산업혁명과 SW 중요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 확산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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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패널은 “이전에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나와 소프트웨어를 하곤 했는데 지금은 서울대 물리학과 학생에게 SW를 하라고 하면 미쳤냐는 소리를 듣는다”면서 “개념 설계가 안되는 등 우리나라는 SW 고급인력이 부족한데 데이터 전문 대학원 설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미나를 마련한 SW·ICT총연합회의 공동 대표 중 한명인 노규성 선문대 교수는 “우리나라가 4차산업혁명의 세계적 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인력, 기술, 표준 등에서 하루 빨리 제도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