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INCJ)가 지난 달 30일 대책회의를 열고 도시바가 추진하는 반도체 메모리 사업 매각이 늦어지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 자리에서 시가 토시유키 INCJ 회장은 도시바 측에 "소송 전쟁으로 번질 것이 아니라 사태를 건설적인 대화로 해결해주길 바란다"라고 요구했다고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2일 보도했다.
이날 INCJ는 당초 지난 달 28일을 시한으로 했던 도시바와 연합의 최종 합의를 이번 달로 미룬다고 발표했다.
INCJ는 도시바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미일연합’을 이끌고 있다. 이 연합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미국의 베인캐피털 등도 포함됐다.
신문에 따르면 현재 INCJ가 최고로 우려하는 것은 도시바의 협력사인 미국 반도체 대기업 웨스턴디지털(WD)과의 분쟁이다.
WD은 지난 5월 "도시바에 의한 일방적인 사업 매각이 양사간 합작 계약을 위배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국제중재법원(ICA)에 '도시바 반도체 사업 분사에 의한 지분 이전의 철회 및 판매 금지'를 요청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재판의 선고는 오는 14일 내려질 예정이다. 재판에서 WD가 승소할 시엔 매각 절차가 곧바로 중지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도시바 매각 최종 합의 시기와 조건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일본 일간공업신문은 "캘리포니아 고등 법원이 오는 7월 중순까지 도시바메모리의 매각 잠정 금지 결정을 내린다면 매각 과정에 또 다른 걸림돌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며 "도시바가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다고 해도 도시바와 WD의 대립으로 인해 도시바인수전은 한동안 교착 상태에서 벗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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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도시바는 지난달 28일 주주총회를 열고 한미일연합과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 계약 체결 사실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예상과 달리 이날 공식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마이니치신문은 “WD가 미국 펀드 KKR 등과 함께 도시바를 인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며, WD 측의 제안을 계기로 도시바 내부에서 신중론이 힘을 얻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