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그랜저도 자율차로 변신 '마법 카메라'

[체험기]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HX-510'

카테크입력 :2017/06/18 11:43    수정: 2017/06/20 10:49

(대구=조재환 기자) “저희는 오는 2020년까지 세계 톱5 퍼스널 모빌리티 자율주행 업체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김태근 한양정보통신 임베디드비전연구소장(CTO)이 직접 이야기 한 회사 내 목표다. 비싼 돈을 들이지 않고 누구나 손쉽게 자율주행 시스템을 쓰는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것이 이 회사의 포부다.

지난 1999년 3월 설립된 한양정보통신은 초기에 폰트 관련 사업을 진행하다 최근에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개발을 위한 자체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다. 직원 40명 중 절반 이상이 ADAS 관련 사업에 배정될 정도다.

한양정보통신의 ADAS 사업은 지난해 9월부터 대중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한양정보통신은 세계 최대 크라우드 펀딩 웹사이트인 킥스타터에 ‘AONE' 제품을 론칭했다. AONE은 'ADAS All-In-One'을 뜻하며, AONE 앱이 설치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거치대가 차량내 OBD-II 케이블과 연동되는 방식을 구축하고 있다. OBD-II와 연동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작동시키면 손쉽게 전방차량충돌경보(FCWS), 차선이탈경보(LDWS), 전방차량출발알림(FVSA) 등을 활용할 수 있다.

AONE이 특히 주목받는 부분은 가격이다. 킥스타터 론칭 당시 판매가격이 약 17달러(2만원)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오랜된 차량도 손쉽게 ADAS 시스템 구현이 가능한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현재 개발중인 HX-510 제품이 내장된 한양정보통신 소유 그랜저 HG (사진=지디넷코리아)

AONE으로 자율주행 업계 입지를 넓히기 시작한 한양정보통신은 최근에 두 가지 제품으로 또다른 도약을 앞두고 있다. 하나는 상용차용 ADAS 시스템인 ‘HM-310'과 레벨 2 이상의 부분 자율주행 시스템 구현을 돕는 ’HX-510' 제품이다.

'HM-310'은 오는 8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 HX-510 제품은 아직까지 프로토타입(초기 제품) 형태이지만, 현재 부분 시연이 가능할 정도로 성능이 향상되고 있다.

한양정보통신은 자체 구입한 현대차 그랜저 HG에 현재 개발중인 HX-510를 설치했다. 원래 그랜저 HG는 2011년 출시된 차로, 출시된 지 6년 이상 경과된 차다. 원래 그랜저 HG는 자동긴급제동(AEB)와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차선유지보조시스템(LKAS) 등이 탑재되지 않았다.

*영상=카메라만으로 AEB, 부분 자율주행 돕는다! 한양정보통신 'HX-510'

한양정보통신은 자체 ADAS 핵심기술을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이중 AEB 시스템이 핵심기술 중 하나에 포함됐다.

한양정보통신의 AEB 기술은 레이더 센서가 아닌 스테레오 카메라를 기반으로 구현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테레오 카메라를 차량 전자 제어 장치와 직접 연결해, 전방 차량 및 보행자를 감지하고 운전 중에 자동으로 제동을 시켜줄 수 있다는 것이다.

HX-510 광각 카메라와 협각 카메라 등 카메라를 기반으로 제작된 제품이다. 해당 제품을 차량 내부 룸미러 부근에 부착하면, 제품을 최상의 상태로 구현시킬 수 있다.

HX-510은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에 마련된 자동차 더미 구조물 앞에서 최상의 AEB 성능을 보여줬다. 40km/h 정도를 주행해도 사물과 최대한 멀리 떨어져 제동시킬 수 있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의 AEB 시스템은 40km/h 주행시 사물 또는 사람과 맞닿을 정도로 급제동을 시킨다. 급제동 시, 이를 알리는 소리가 너무 약한 점은 단점이다.

한양정보통신이 직접 만든 HX-510 제품은 전방 차량과 보행자 위치 등을 미터(m) 단위로 환산해 측정할 수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AEB 체험을 마치고 이제는 도로 주행 테스트장에 진입해 HX-510의 부분 자율주행 테스트 진행을 지켜봤다.

한양정보통신은 HX-510 제품 내에 심층학습 기반의 객체 인식 기술을 심어놓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주행 중에도 다양한 객체를 인식해 안정적인 자율주행을 이끌어 나가겠다는 것이다. 김태근 한양정보통신 CTO는 최근 인공지능(AI) 업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CNN(Convolutional Neural Network) 기반 기술을 다양한 제품에 넣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차량 윈드쉴드에 탑재된 HX-510 카메라는 보다 안정적으로 전방 차량의 흐름을 인식했다. 전방에 위치한 차량이 속도를 줄여도 HX-510 천천히 차량 감속을 유도했다. 스티어링 휠 움직임도 마치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HX-510은 자율주행 테스트 진행중 여러 종류의 버저음을 냈다. 이에 대해 한양정보통신 관계자는 “전방 차량 충돌 예상 시간을 청각으로 알려주기 위해 소리를 내는 것”이라며 “전방 차량과 현재 탑승하고 있는 차량과의 간격이 줄어들 경우, 운전자의 주의를 위한 별도 소리를 내게 된다”고 설명했다.

HX-510 제품이 탑재된 한양정보통신 소유 그랜저 HG 내부. 부분 자율주행 테스트 중 촬영된 사진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차량 충돌 예상 시간을 알려주는 버저음은 운전자나 탑승객의 스트레스를 유도시킬 가능성은 높다. 아직 HX-510은 개발단계에 있기 때문에, 버저음 자체가 양산단계에 적용될 확률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기존 차량을 부분 자율주행 가능 차량으로 쉽게 변경할 수 없다. 애프터마켓 관련 법규가 완화돼야 손쉽게 부분 자율주행이 구현이 가능한 HX-510을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일 법규가 완화되면 ADAS 자체가 없었던 차량들도 저렴한 가격으로 부분 자율주행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 출시된 AONE처럼 HX-510도 차량내 OBD-II 단자와 연결되면 손쉽게 구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양정보통신은 우선적으로 상용차 안전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HM-310 제품과 AONE 제품으로 ADAS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양정보통신 HM-310 제품 (사진=한양정보통신)

HM-310은 AONE과 다르게, 버스, 트럭, 택시 등 상용 차량에 적합하게 설계됐다. ADAS기능인 차선이탈경보(Lane Departure Warning), 전방추돌경보(Forward Collision Warning), 차간거리모니터링경보(Headway Monitoring Warning) 구현이 가능하고, 고속도로는 물론 시내 주행에서도 안전운전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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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톤 이상의 모든 트럭에 의무적으로 장착해야 하는 운행기록 장치인 DTG(Digital Tachograph) 기능도 HM-310의 매력 중 하나다. DTG를 통해 속도, 위치정보, 운행시간 등 차량에 대한 각종 정보를 기록하고 분석하여 유류비 절감, 안전 사고 예방과 같이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한양정보통신의 HM-310은 시장 피드백 등 여러 가지 준비를 진행한 후 오는 8월 출시될 계획이다. 해당 제품이 대중의 긍정적 평가를 받으면 향후 HX-510의 출시도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