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호스팅도메인협회가 정부 측에 랜섬웨어 피해를 입은 인터넷나야나와 업계를 위한 자금 지원을 청원하는 성명을 냈다. 당국이 이런 요구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미지수다.
협회는 15일 오후 3시께 성명서를 통해 "한국호스팅도메인협회 회원사는 인터넷나야나 황칠홍 대표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우리 협회 회원사들과 뜻을 같이 하는 여러 비 회원사는 필요 자금 전액을 갹출하여, 회사가 헐값에 매각 되지 않고, 위기를 극복하여 정상화 할 때까지 돕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협회 회원사들은 암호화된 자료의 복호화에 필요한 인력 및 전산 자원을 긴급 지원하여 조속히 정상화 할 수 있도록 결정하였다"며 "인터넷나야나 고객들은 우리 협회의 결정을 믿어 주시고, 기다려 주신다면, 서비스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현 사태를 정상화 하는데 우리 협회가 최선을 다 해 돕겠다"고 예고했다.
또 "우리 협회 회원사들은 매년 100억원 상당의 도메인을 판매하여 정부 재정에 기여 하고 있다, 인터넷나야나 또한 대한민국 도메인 등록대행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업체"라며 "정부에서는 위기에 빠진 도메인 호스팅 업체 및 업계를 위하여 긴급히 자금을 지원 하여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인터넷나야나는 지난 10일 랜섬웨어 공격에 당했다. 회사 리눅스 서버 300대 중 절반 가량의 원본 및 백업 데이터가 암호화됐다. 여기서 돌아가던 개인과 소규모 단체, 기업의 홈페이지를 복구하기 어려워졌다. 회사는 이후 해커와 협상을 통해 약 400비트코인 가량(13억원 상당)을 송금, 모든 서버 복호화 키를 받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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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황칠홍 인터넷나야나 대표는 비트코인 구매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4억원 가량을 개인 자금으로, 8억원 가량을 회사 지분 매각 대금으로 충당하려 했다. 이후 공지에 따르면 해커와 최종 협상 후 인터넷나야나에 한국호스팅도메인협회 회원사와 비 회원사가 '십시일반'으로 필요 자금을 빌려 줬다. 덕분에 인터넷나야나는 지분 매각을 면할 수 있게 됐다.
동종업계 연대가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지만, 정부를 상대로 자금 지원을 요구하고 나선 부분은 논란거리다. 해커와의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은 잘못됐다는 게 보안 전문가들 중론이다. 또 정부 당국은 랜섬웨어 공격에 당한 업체의 보안 관련 기술지원과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피해 업체가 직접 해커와 복구 비용을 협상한 방식은 장려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