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국내 브랜드 런칭이 다음주로 다가왔다.
테슬라는 지난 3월부터 현재까지 총 2개(서울 청담동, 스타필드 하남)의 매장을 운영해왔다. 오는 19일이면 스타필드 하남 매장 오픈 100일째를 맞이하며, 20일에는 국내 고객들에게 모델 S 90D를 인도한다. 테슬라는 차량 고객 인도 시기를 정식 브랜드 런칭 시기로 정의하고 있다.
1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 파르나스에서 열린 제 14회 ‘자동차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국내 완성차 업체 임원들은 브랜드 런칭이 임박한 테슬라에 대해 자체 전략으로 승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은 행사 시작 전 기자와의 만남에서 “테슬라가 추구하는 방향성이랑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성이 다르기 때문에 (테슬라 브랜드 런칭을)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올해 초소형 전기차 모델 ‘트위지’ 홍보 강화에 전념하고 있다. 모기업인 르노측은 올해 트위지 생산량 3천대 중 절반을 우리나라에 배정할 정도로 르노삼성의 홍보 전략에 도움을 주고 있다.
박 사장은 “트위지가 생각보다 반응이 좋다”며 “앞으로는 트위지를 100% 수입하는 것보다 우리나라 공장에서 생산하는 방법을 고려해야 하는데 쉽게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며 트위지 국내 생산 도입을 위한 자신의 고민도 전했다.
한국GM은 이미 한번 충전으로 최대 383km까지 갈 수 있는 볼트 EV를 시장에 내놨다. 국내 공인 기준인 이 주행거리는 테슬라 모델 S 90D 국내 공인 주행거리 378km보다 높다.
제임스 김 한국GM 사장 대신 참석한 한주호 한국GM 대외협력담당 부사장은 “테슬라가 국내 또는 해외에서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면, 우리는 이를 뛰어넘어 모든 대중에게 적합한 차량을 제작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이 테슬라에 대응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은 바로 자율주행이다. 이미 GM 미국 본사에서는 볼트 EV를 기반한 자율주행차 130대가 양산되기도 했다. 일반 차량과 동일한 수준의 안전과 품질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도 테슬라 브랜드 런칭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도 자체 전략 강화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티볼리 기반의 순수전기차를 오는 2019년 말 출시시키고, G4 렉스턴 등 주요 전략 차종에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사양을 강화해나가겠다는 것이 그의 구상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이미 ‘자동차의 날’ 행사 시작 전부터 테슬라에 대응할 자체 전략을 강조해왔다.
현대차는 내년 테슬라 모델 3 대응 차종으로 코나 전기차를 내놓는다.
정락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부사장은 13일 열린 코나 신차발표회 현장에서 “한번 충전으로 390km를 갈 수 있는 코나 전기차를 내년 양산 목표로 하고 있다”며 “코나 전기차로 충분히 전기차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오는 2020년까지 전기차를 포함한 14개 친환경차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부 자동차 업체 인수전략을 내세우는 대신 ‘합종연횡’ 전략을 추구하겠다는 것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말한 기본 계획이다. 내년 평창올림픽에서 공개될 수소연료전기 SUV ‘FE' 양산형도 현대차의 주요 친환경차 전략 차종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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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도 테슬라 대응을 위한 전략을 이미 세운 상태다. 확률적으로는 니로 전기차가 테슬라를 대응할 수 있는 유력 수단 중 하나다. 업계에서는 7월 공개 예정인 스토닉도 전기차로 출시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지난 2월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주최 ‘자동차산업발전위원회’ 제 1차 회의 종료 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니로 순수 전기차 출시 계획이 있다”며 “아직까지는 니로 순수 전기차에 대한 출시 시점에 대해 말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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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업체들은 각자 테슬라 또는 해외 전기차 업체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정부가 이를 얼마나 뒷받침해줄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다.
‘자동차의 날’ 기념 행사장에 참석한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급부상하고 있는 전기차, 자율차 등 미래차 산업 생태계를 조기 구축하고 전략적인 통상정책 운용과 수출구조 혁신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제고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