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삼성 의사 상관없이 미르재단 설립 추진"

이재용 27차 공판서 이용우 전 전경련 상무 증언

디지털경제입력 :2017/06/12 14:39    수정: 2017/06/12 14:45

청와대의 주도로 미르·K스포츠재단의 설립이 추진되는 과정서 삼성그룹 등 출연 기업들의 의사가 배제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는 삼성이 미르재단의 설립 과정에서 청와대에 부정 청탁했다는 특검 측 의혹과 배치되는 주장이다.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제27차 공판에는 이용우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상무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전 상무는 “2015년 여름쯤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과 박모 전무의 대화를 우연히 듣고 정부가 문화체육재단의 설립을 추진 중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 후 10월께 최상목 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으로부터 삼성그룹 9대 대기업으로부터 출연금을 지원받아 300억 원 규모의 문화체육 관련 재단(미르재단)을 설립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당시 업무를 추진하던 중에는 ‘비선실세(최순실)’의 존재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했었다”면서 “또 삼성, CJ그룹 등의 (재단) 출연금 문제엔 기업의 의사가 생략된 채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지시를 내려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 전 상무의 증언에 따르면 그는 재단 업무를 추진하던 중 최 전 비서관으로부터 재단의 출연금 규모를 300억 원에서 500억 원으로 확대하고, 재단의 기본재산과 보통재산의 비율을 9대 1에서 2대 8로 변경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삼성이 정해진 비율에 따라 재단에 출연금을 지원했고, 타 기업과 비교해 다른 대우를 받은 사실이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이 전 상무는 “전경련은 기금 조성 시 각 기업의 사회협력비 지출 규모를 고려해 직접 지정ㅐ왔다”며 “기업들이 미르·K스포츠재단 등에 출연하는 금액을 산출하는 과정에서 청와대나 각 기업이 중간에 위치한 전경련을 거치지 않고 직접 이야기 한 사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특검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독대 이후 재단이 비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설립됐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재단의 설립과 출연은 삼성과 청와대 간의 부정 청탁 때문”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특검은 “전경련이 지난 2015년 여름부터 재단 설립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는 점을 미뤄보면, 2015년 7월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2차 독대 당시 관련 이야기가 있었을 것이라는 간접적인 정황이 드러난다”면서 “이는 독대 말씀자료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수첩에도 적혀있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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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삼성 측 변호인단은 “청와대의 주도로 설립된 미르·K스포츠로의 출연금 결정은 청와대와 전경련이 한 것이고 이는 이 전 상무의 증언에서도 확인되는 내용”이라며 “삼성을 비롯한 기업들은 이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출연 기업과 삼성의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며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 독대에서 뇌물성 청탁을 했다는 것은 특검 측의 정황 주장일 뿐,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