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삼성, '삼성생명 지주사 전환' 공방

디지털경제입력 :2017/06/08 13:05    수정: 2017/06/08 14:56

삼성이 지배구조 강화를 위해 계열사인 삼성생명의 금융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했다는 의혹을 둘러싸고 특검과 변호인단이 밤샘 공방을 벌였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제24차 공판에는 김정주 금융위원회 사무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금융위 소속인 김 사무관은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시도 당시 이를 검토한 실무자로 알려져 있다.

삼성은 지난해 1월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계획을 정립한 후 공식 신청 직전에 금융위와 의견을 교환했다.

삼성생명은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해서 삼성전자 지분의 약 3.2%(약 5조9천억 원)를 매각해야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뾰족한 대책을 찾지 못했다.

금융위는 해당 건이 주식시장에 미칠 파급력을 고려해 조심스럽게 검토했고 이후 '삼성의 원안대로 허가할 수 없다'는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이에 따라 삼성은 같은 해 4월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을 전면적으로 보류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날 김 사무관은 "삼성은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을 통해 새로운 출자 없이 대주주(오너 일가)의 지배구조를 강화하려했다"면서 "그러나 이는 큰돈을 이전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보험계약자의 이익에 저해되는 부분이 발생할 것이라 판단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유배당 계약자들의 보험금인 3조원에 대한 리스크도 있기에 금융지주사 전환이 부정적이라 생각했고 이후 ‘반대’라는 판단을 내렸지만 삼성은 원안을 고집했다"며 "이를 볼 때, 삼성의 금융지주사 전환은 오너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것이었고 이는 곧 이 부회장의 뜻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김 사무관의 증언에 따르면 삼성은 계열사인 삼성생명이 지주사와 사업사로 각각 인적분할을 시도하면 사업사의 지분을 지주회사로 돌려 의결권을 두 배로 확보할 수 있다. 삼성이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으로 의결권을 확보하려 했고, 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려 했다는 게 김 사무관의 설명이다.

특검은 김 사무관의 증언을 토대로 삼성이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해 청와대에 부정청탁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이 건을 담당했던 금융위 사무관이 금융지주사 전환의 이유로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를 들었다"며 "이 부분을 생각할 때 삼성의 지배력 강화와 관련해 청와대에 청탁해야 하는 동기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 변호인단은 "이는 금융계열사의 시너지 강화를 위한 시도였다"라며 의혹을 일축하는 주장을 펼쳤다.

변호인단은 "지분이 10% 수준이어서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지배력을 늘릴 필요가 있었다면 정당한 주장일 것"이라며 "그런데 우호지분을 합하면 52%가 넘어가는 상황에서 지배력을 더 늘릴 필요가 있었겠느냐"고 반박했다.

또 "삼성은 이를 위해 금융위에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면서 "금융지주회사 추진도 자체적으로 계획을 제출해 여론 추이를 보면서 보완하겠다는 것이 사측의 입장이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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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8일 제25차 공판에선 금융위 김 모 금융제도팀장(과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이날 공판은 오전 10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전일 24차 공판이 새벽 1시까지 진행되는 등 강행군이 이어진 이유로 오후 2시에 열리게 됐다.

오후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던 최모 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실 행정관은 재판부에 개인적인 사유로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