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승마지원이 정유라 씨 단독이 아닌 국내 승마선수들 전체 지원 차원에서 시작된 것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2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부회장 등에 대한 20차 공판에는 김종찬 전 승마협회 전무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동안 주 3회(수목금) 일정으로 진행돼 온 이 부회장 등의 공판은 지난 13차 공판에 불출석했던 김 전 전무의 신문이 급하게 결정되면서 이날 열리게 됐다.
김 전 전무는 "2015년 6월에 나온 승마지원 중장기로드맵은 당초 정유라 단독이 아닌 국내 승마선수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었고 이는 최순실 씨의 압력에 의해 작성된 것도 아니다"라며 "(로드맵의) 원 취지는 승마협회 회장사인 삼성이 국내 승마 선수들을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 내보내려고 진행한 것"이라고 증언했다.
이어 "2015년 11월 즈음 삼성에서 선수들을 독일에 보내기로 했었다가 중단됐는데 이후 사정은 언론을 통해 들을 수 있었다"면서 "유망 선수를 지원한다는 삼성의 원칙이 최순실의 개입에 흐려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증언은 앞서 지난 18일 15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명진 모나미 승마단 감독의 증언과도 일치한다.
당시 최 감독은 “최순실 씨의 영향력에 대해선 알지 못했다”면서 "삼성은 최순실 게이트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정유라 씨 외의 다른 선수들을 지원하려 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또 김 전 전무는 "2015년 3월 승마협회장에 취임한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은 승마 지원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며 "그러나 4개월 후인 2015년 7월 박 전 사장으로부터 2020년 도쿄올림픽 승마 종목 출전 방법을 알아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이 증언 내용에 따르면 삼성 측은 2015년 '한국 승마 중장기 로드맵'이 작성됐을 당시 승마 지원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삼성이 최순실 씨와 정유라 씨 두 모녀의 실체를 알고 구체적인 지원 계획을 세웠다는 특검 주장과 대치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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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특검은 김 전 전무에게 "최순실 씨의 영향력에 대해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라고 질문했다.
그러나 김 전 전무는 "승마계에서 최순실 씨는 정윤회 씨의 부인이고 정유라 씨도 정윤회 씨의 딸로 알려져있었다"라며 의혹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