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일성신약은 현재 소송 당사자…증언 신뢰성 없어"

이재용 16차 공판서 '삼성물산 합병' 뜨거운 이슈

디지털경제입력 :2017/05/19 17:49

삼성물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일성신약에 자사 보유분 주식을 고가에 매매하겠다고 제안했다는 증언이 나온 가운데, 삼성 측은 증언의 신뢰도가 낮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특검은 삼성이 이 부회장의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 주주 의결권을 사실상 돈으로 매수하려 했다는 입장이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의 16차 공판에는 윤석근 일성신약 대표와 일성신약 조영준 채권관리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조 팀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서 김신 삼성물산 사장이 윤병강 일성신약 회장과 윤석근 부회장 등에게 삼성물산 주식(1주당 5만7천234원)을 주당 9만원에 매매하겠다고 제안했다"며 "또 김 사장은 지난 2015년 3월 윤 회장과의 골프 회동서 이 부회장의 승계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증언했다.

조 팀장에 따르면 윤 대표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은 왜곡된 시장주가만을 반영한 탓에 주주들에게 매우 불리하게 산정됐다"면서 "(삼성물산 측에서) 합병 여부가 이 부회장의 경영 승계를 비롯, 경영능력 검증에 중요한 잣대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에 삼성 측 변호인단은 "일성신약은 자사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을 더 비싼값에 보상받기 위해 2년째 삼성물산을 상대로 수백억원대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며 "증인들 역시 해당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당사자인 만큼 증언의 신뢰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 "일성신약은 지난 2014년 기준으로 연간 영업이익(30억 원)에 비해 (엄청 많은) 무려 2천 억원의 이익을 삼성물산 주식 투자를 통해 벌어들인 특이한 회사"라고 설명했다.

특검은 일성신약의 증언을 토대로 "삼성물산 합병과 관련된 일련의 과정은 모두 이 부회장의 그룹 내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경영권 승계작업을 위한 것"이라며 "삼성이 일성신약에 대가성 뇌물을 전달하려고 하는 등 불법로비를 벌인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삼성물산의 주주로서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반대했던 일성신약은 현재 삼성과 합병무효 및 주식매수가액 문제 등으로 법정 분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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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회사는 합병에 찬성한 국민연금공단을 상대로도 손배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조 팀장은 삼성물산 측이 윤석근 일성신약 부회장에게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는 대가로 1천500억~1천900억 원 규모의 사옥을 무상으로 지어줄 것이라 제안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