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도 못 넘은 판매 절벽...완성차 내수 2개월 연속 하락

국내 판매 13만2천675대 전년比 5%↓

카테크입력 :2017/05/02 16:56

정기수 기자

지난달 국내 자동차 시장이 신차 효과에도 불구, 2개월 연속 뒷걸음질 쳤다. 신차는 날개돋힌듯 팔려나갔지만 노후화된 볼륨 모델들의 판매량이 급락한 탓이다. 여기에 개별소비세 인하 호재로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 급증에 따른 기저 효과도 작용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완성차 5개사의 내수 판매량은 13만2천675대로 5.0% 감소했다. 전월 대비로도 9.1% 줄었다. 다만 업체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판매량이 소폭 늘어난 현대차와 르노삼성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업체들이 모두 락세를 면치 못했다.

국내 완성차업계의 맏형인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시장에서 전년동월 대비 1.5% 증가한 6만361대를 판매했다. 2개월 연속 6만대를 돌파했다. 신형 모델의 신차 효과가 지속된 그랜저(1만2천549대)가 5개월 연속 1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43.0% 판매량이 늘었다.

신형 그랜저(사진=현대차)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인 '쏘나타 뉴 라이즈'의 판매가 본격화된 쏘나타는 9천127대가 판매되며 13.3% 늘었다. 전월대비 20.4%, 전년대비 13.3%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 그랜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팔린 승용모델로 등극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 돌풍과 쏘나타 뉴라이즈의 선전에 힘입어 국내 시장에서의 판매가 전년과 비교해 전체적으로 늘었다"며 "주력 차종에 대한 판촉을 강화하고 올 하반기 코나와 제네시스 G70 등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를 통해 국내 판매 호조 흐름를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형제 계열사인 기아차는 지난달 전년대비 10.3% 감소한 4만3천515대를 판매했다. 주력 모델의 노후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볼륨 모델인 쏘렌토는 5천343대가 판매되는 데 그쳐 35.3% 감소했다. 스포티지도 3천940대가 판매돼 13.4% 줄었다. 승용 모델의 주력 차종인 K7은 4천356대가 판매됐지만 지난해 신차효과에 따른 기저로 20.9% 줄었다. K5도 3천605대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7.3% 줄었고 K3도 2천804대로 15.0% 감소했다.

지난달 기아차 중 가장 많이 판매된 차종은 카니발로14.8% 늘어난 6천302대였으며, 모닝이 2.2% 줄어든 5천456대로 뒤를 이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시장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우수한 품질과 상품성을 갖춘 차종을 추가해 대응할 것"이라며 "이달 출시를 앞두고 있는 스팅어와 니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하반기 출시될 신형 소형 SUV 등 신차 판매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국GM은 2개월 연속 내수 시장에서 두 자릿수 판매 감소를 나타냈다. 지난달 1만1천751대를 판매, 전년동월 대비 15.9% 감소했다. 볼륨 모델인 경차 스파크의 판매가 반토막이 났다. 스파크는 지난달 49.1% 줄어든 총 3천701대를 판매했다.

다만 신형 모델이 가세한 크루즈(1천518대, 78.0%↑)와 말리부(2천858대, 188.4%↑), 트랙스(1천346대, 32.7%↑) 등 주력 라인업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데일 설리반 한국GM 영업·서비스·마케팅부문 부사장은 "주력 신제품을 중심으로 쉐보레의 다양한 차급에 대한 고객 호응이 지속되며 긍정적인 판매 모멘텀을 이어가고 있다"며 "특히, 5월에는 전례 없는 대규모 마케팅 캠페인과 프로모션을 펼치는 한편 고객 접점을 대폭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M6(사진=르노삼성)

르노삼성은 지난달 내수시장에서 1.9% 늘어난 8천702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4월 내수 판매량이다. SM6는 3천950대가 판매되며 실적을 견인했고, QM6는 늘어난 수출 물량으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2천183대가 판매됐다. QM3는 11.5% 늘어난 1천221대가 판매됐다.

쌍용차는 3개월 만에 성장세가 주춤했다. 지난달 국내시장에서 전년동월 대비 8.6% 감소한 8천346대를 판매했다. 쌍용차는 이달부터 고객 인도에 들어간 대형 SUV G4 렉스턴의 대기 수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G4 렉스턴은 사전계약 일주일 만에 3천500대의 계약고를 기록한 바 있다. 쌍용차는 출고가 시작되는 이달부터 판매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종식 쌍용차 사장은 "G4 렉스턴의 사전계약 물량은 대형 SUV라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히 고무적인 수량"이라며 "G4 렉스턴 출시를 통해 대형 SUV시장 성장세에 적극 대응해 나감으로써 판매를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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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달 국내 완성차 5사의 해외판매는 52만4천60대로 전년동월 대비 12.7% 줄었다. 현대차는 13.9% 감소한 30만3천864대를 기록했다. 기아차(16만6천317대, 13.9%↓), 쌍용차(4천329대, 37.1%↓) 등도 감소세를 기록했다. 반면 한국GM(3만7천412대)과 르노삼성(1만3천742대)는 각각 2.2%씩 늘었다.

지난달 국내 완성차 5사의 내수와 해외판매를 합친 총 판매실적은 65만6천735대로 11.3%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