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고 편안한 '스마트 로봇의족' 나왔다

기계연, 세계 최고 수준 발목형 로봇의족 개발

과학입력 :2017/04/26 12:00    수정: 2017/04/26 12:03

발목의 움직임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자연스럽게 모사하면서, 무게는 가볍고 가격은 시중 제품의 5분의 1정도 까지 낮춘 스마트 로봇의족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한국기계연구원은 무릎 아래가 절단된 환자의 보행을 돕는 ‘발목형 로봇의족’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기계연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 의료지원로봇연구실은 고유의 ‘경량 고출력 통합구동모듈(모터와 감속기, 센서가 통합된 집합체)’ 기술을 이용해 무게는 실제 발목과 비슷할 정도로 가벼우면서도 발목이 바닥을 차는 힘은 세계 최고 수준까지 구현한 로봇의족을 개발했다.

이 로봇의족은 발목 관절을 30도까지 움직일 수 있고 토크 출력(발목 회전력의 크기)은 150 Nm 으로 실제 걸을 때와 같이 발로 땅 바닥을 차주는 반동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다.

무게는 1.4 ㎏으로 실제 발목의 무게와 유사한 수준이다.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미국 BIONX사의 ‘BioM’ 모델 경우 출력은 150 Nm으로 같지만 무게는 1.8 ㎏ 이다.

로봇의족

이번 연구는 한국기계연구원 주요사업 ‘하지절단 환자를 위한 발목형 로봇의족 개발’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내 특허등록 및 미국 특허출원을 마쳤다. 로봇의족의 핵심기술인 모터 설계와 관련해 중소기업 기술이전에 성공했으며 현재는 해운대백병원과 하지절단 환자를 대상으로 상용화를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팀은 환자의 보행동작을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해 3D 모션캡쳐 시스템과 지면반력측정기 등 다양한 측정 시스템을 이용했다. 이를 바탕으로 개인별로 최적화된 맞춤형 보행모델을 개발했다.

로봇의족은 개인별 보행모델에 따라 착용자의 보행속도와 지면의 경사도를 순간적으로 측정하고 출력 토크를 조정해 자연스러운 보행을 하도록 돕는다. 실제 지난 2016년부터 해운대백병원과 협력을 통해 발목절단 환자를 대상으로 시작품 착용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만큼 국내 시장 및 해외 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연구팀은 핵심 기술을 자체개발함으로써 로봇의족 1대당 판매가를 1천500만 원까지 낮췄다. 현재 해외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1대당 가격이 8천만원에서 1억원 수준이다. 가격이 고가일 뿐만 아니라 의족에 적용할 보행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환자가 미국 현지에 3개월 이상 체류해야 하는 등 사실상 구입이 어려운 실정이었다.

로봇의족이 상용화 되면 국내 하지 절단 환자의 재활을 도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세계로봇의족 시장에도 진출 가능할 전망이다. 한국산업마케팅연구소의 2016년 분석에 따르면 세계 로봇의족의 시장 규모는 10조 원, 국내 시장 규모는 254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의료지원로봇연구실 우현수 책임연구원은 "의족 시장이 큰 시장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사회적 공공성에 의의를 두고 연구를 시작했다"며 "환자착용 실험을 통해 로봇의족 사용성을 평가한 결과, 로봇의족을 착용했을 때 대퇴근육 피로가 감소하고, 절단 접촉부 압력이 감소하며, 능동 제어시 보폭이 증가하는 이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로봇의족은 배터리가 탑재돼 있으며, 약 4시간 정도지속된다. 이 배터리는 충전 가능하다. 연구팀은 추후 연구를 통해 배터리 지속 시간을 늘리고, 생활 방수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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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75kg 정도인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진행됐으며, 앞으로 연구팀은 다양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내 연구팀의 로봇의족이 작동될 때 발생하는 소음은 기존에 출시된 로봇의족에 비해 미비한 수준이며, 연구팀은 커버를 씌우게 되면 소음을 거의 느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우 책임연구원은 “지금까지 로봇의족을 쓰고 싶어도 너무 비싼 가격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했던 국내 환자들의 재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로봇기술은 제조 및 재난구조 로봇의 하지 개발에, 보행모델 분석기술은 일반 환자의 근력 보조기나 웨어러블 로봇의 동작 제어에도 활용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