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부터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이동통신3사가 마케팅 비용 감소에 따른 영업이익 증가로 대폭 개선된 성적표를 꺼내놓을 전망이다.
실적 호조가 예상되지만 이통사 내부에서 크게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다. 대통령 선거 후보들의 통신비 인하 공약으로 정치권의 압박이 거세지는 가운데, 현재 사업구조 속에서 수익 개선 한계에 봉착한 시점이 가까워졌다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1분기 영업이익 합계 예상치는 1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의 영업이익 예상치를 회사별로 따지면 각각 SK텔레콤이 4천420억원, KT가 4천50억원, LG유플러스가 1천930억원이다.
영업익 합계 예상치를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가까이 성장한 수치다. 매출 규모가 매년 2~3% 성장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영업이익 증가속도가 매출 증가속도보다 매우 빠른 편이다.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이 높은 기가인터넷 전환 가입자 증가, IPTV 서비스의 VOD 매출 증가 등 유선 분야에서 사업 발전 속도가 돋보인다. 하지만 핵심 사업 영역인 무선 분야에서는 성장 속도가 더딘 편이다.
결국 무선 분야에서 마케팅 비용을 줄여 매출이 정체된 속에서 영업이익이 오르는 수익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감가상각비용이나 인건비 감소폭보다 마케팅 비용 감소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마케팅 비용 감소는 단말기 유통법이 시행된 이후 시장에서 경쟁강도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가입자 기반의 사업 구조 속에서 서로 가입자를 뺏고 뺏기는 경쟁이 줄어들면서 이에 따른 마케팅 비용도 대폭 감소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선택약정할인 제도의 도입으로 통신요금 매출을 줄어드는 대신 마케팅 재원에 해당하는 단말기 할인 지원금 총액이 줄어든 결과도 동시에 일어났다. 최근 신규 가입자의 20% 비중이 요금할인을 택하면서 지난해까지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현상도 빚어졌다.
이와 같은 마케팅 비용 감소에만 기대고 있다는 점이 이통사가 내부적으로 느끼는 불안 요소다. 매출은 그대로지만,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불황형 흑자는 지속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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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마케팅 비용 줄이기 전략은 국내 통신 시장의 경쟁 구도 속에서 분명히 한계 지점이 있다는 것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성장 모멘텀이 다다른 기존 사업 구조에서 마른 수건 쥐어짜기 형태의 수익구조를 유지하는 것보다 신사업 투자 효과를 실적에 보다 이른 시점에 반영시키는 것이 업계의 최대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