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랩이 인터넷에서 확산되는 회사 관련 허위사실과 악성루머 유포자에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대선을 약 3주 앞두고 대선주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대상 검증과 네거티브 공방이 심화하면서, 안랩과 관련된 의혹이 함께 제기된 데 따른 대처로 풀이된다.
안랩 창업자이자 대주주인 안철수 후보가 정계에 입문한 이래로, 안랩은 일종의 '정치 외풍'에 시달려 왔다. 선거 등 이슈가 있을 때마다 일명 '테마주'로 분류돼 사업 외적인 사유로 주가 변동을 겪고, 다른 정치인이 안랩을 직접 지목해 특혜시비 등 문제를 제기한 이력이 있다.
지난 18일 안랩은 "최근 안랩에 대한 허위사실이 가짜 뉴스(Fake News)나 SNS 악성루머 형태로 다시 확산되고 있다"며 "기업의 진정성을 무너뜨리고 고객 피해를 야기하는 악의적인 가짜 뉴스나 SNS 악성루머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법적 대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안랩 측은 "최근 몇 년 간 대응을 자제한 결과 다시 가짜뉴스 또는 악성루머 유포가 늘고 회사 명예 훼손 정도가 심각했다"며 "허위 사실을 가짜 뉴스로 만들거나 이를 포털/커뮤니티 게시판, 뉴스 댓글, 블로그, 메신저, 소셜미디어에 유포시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안랩은 아래 8가지 사례를 '이미 허위 사실로 입증된 가짜 뉴스나 SNS 악성루머'로 정리해 함께 제시했다. 지난 선거 또는 국정감사 기간에 다른 정치인을 통해 제기돼 해명됐거나, 유포자가 허위사실 유포로 벌금형을 확정받은 사안들이다.
1. “V3(V3 소스코드)를 북한에 제공했다”
안랩은 과거 특정 단체가 “V3가 북한에 제공됐다”며 안랩을 고발한 사건을 현재 발생한 것처럼 대중을 혼동하게 만드는 가짜 기사 및 2차 제작물이 온라인에 떠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2년 7월 시민단체 자유청년연합은 안랩과 안철수 당시 대선 후보를 지난 2000년 4월 북한에 백신프로그램 V3를 제공한 혐의로 고발했다. 그러나 2012년 10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증거부족'과 '공소시효 만료' 이유로 고발을 각하했다.
2. “안랩에 합병된 회사가 부정선거에 연루됐다”
안랩은 지난 2007년 인수한 보안관제 전문업체 '안랩코코넛'과 관련된 부정선거 의혹도 부인했다. 제기된 의혹은 안랩코코넛이 전자개표기 회사이며, 이번 대선에 그 제품이 쓰인다는 내용이었다.
안랩은 이를 퍼뜨린 유포자를 형사 고소했고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고 전했다. 선관위도 이를 허위사실로 발표했고 지난 15일 SBS 보도를 통해서도 검증됐다고 덧붙였다.
3. “선관위에 서버대여, 과거 대선에서 보안관제"
안랩은 회사가 선관위에 몰래 서버를 대여했고 2007년, 2012년 대선에서 보안관제를 맡았다는 내용도 허위사실로 유포됐다고 전했다. 이 내용을 퍼뜨린 유포자 역시 안랩의 형사 고소를 당했고 벌금형이 확정됐다고 덧붙였다. 안랩은 서버대여 사업을 하지 않으며 과거 2차례 대선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보안 관제를 맡은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4. “2011년 농협 전산망사고 당시 보안관제"
안랩은 지난 2011년 농협 전산망사고 당시 보안관제 담당회사였다는 허위사실도 유포됐다고 전했다. 이 내용을 퍼뜨린 유포자 역시 안랩의 형사 고소를 당했고 벌금형이 확정됐다고 덧붙였다. 안랩은 지난 2007년 이후 농협 보안관제를 담당하지 않았고, 따라서 사고 당시 농협 보안관제를 맡은 바 없다고 설명했다.
5. “1999년 BW 저가발행”
안랩은 지난 1999년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저가 발행했다는 의혹을 다룬 최근 보도 내용도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이는 지난 2012년 2월에도 해명자료로 설명된 내용이다.
회사측은 당시 BW발행이 "주주 권유에 의해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이뤄졌으며, "당시 외부전문기관으로부터 받은 평가액보다 높은 가격에 BW를 발행했고 이는 이사회와 주주총회 정식 절차를 모두 거쳤다"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6. “V3, VB100 테스트 B등급 받았다"
안랩은 해외 안티바이러스 성능평가업체 '바이러스불레틴(VB)'의 제품 인증프로그램 및 테스트인 'VB100'에서 V3가 수준 낮은 평가(B등급)를 받았다는 과거 지적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지적된 내용이 마치 VB100에서 테스트 참가 업체 등급을 나누는 것처럼 만들어졌으나 그런 체계를 쓰지 않으며, V3는 AV-TEST같은 권위있는 다른 테스트 성적도 높게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랩 백신프로그램 V3는 정부부처 여러 산하기관에서 쓰여 왔다. 그 성능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과거 국정감사에서 여러 차례 제기됐다. 성능이 별로인 백신을 여러 정부기관에서 쓰는 게 특정 업체 기술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자 그 업체에 특혜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2012년 지식경제부 국정감사와 2013년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에서 관련 의혹이 제기된 적 있다.
7. “정부 지원금 12년간 700억원 받았다"
안랩은 과거 회사가 12년간 700억원이 넘는 개발비를 정부지원금으로 받았다는 내용 역시 허위사실이라고 밝혔다. 12년간 정부 지원금 과제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나 그 총액은 40억원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700억원이라는 액수는 안랩만이 아니라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한 기업들에 대한 지원 총액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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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특정 중소기업 기술 빼돌려 제품 개발"
안랩은 'C사'로 지칭한 특정 중소기업의 기술을 빼돌렸다는 의혹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회사는 과거 "해당 기업의 제품 인수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상대 회사와 합의하에 기술실사를 진행했으나, 그 과정에서 제품의 기술적 문제점을 발견해 인수에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또 "인수 부결 후 특정회사 기술을 사용하거나 유사 제품을 개발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