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트랜스포메이션, 왜 지금인가

컴퓨팅입력 :2017/04/18 14:25    수정: 2017/04/18 14:26

2020년 전후로 인류가 만날 5G 네트워크는 전례없는 대대적 변화를 예고한다. 이에 세계 각국의 통신 인프라 투자도 본격화되고 있다.

5G는 사람과 사람의 통신뿐 아니라,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의 통신까지 소화해야 할 막중한 책임을 갖게 된다. 어느때보다 큰 규모의 트래픽과 어느때보다 다양한 서비스가 5G 네트워크에 얹어진다.

시스코의 ‘2016-2021 시스코 모바일 비주얼 네트워킹 인덱스’에 따르면, 2021년 세계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은 매 월 49엑사바이트(EB), 연간 587EB에 이를 전망이다. 오는 2021년 세계 모바일 사용자 수가 55억명에 이를 것을 전망된다.

이같은 모바일 사용자 수 증가, 스마트폰과 사물인터넷(IoT) 연결의 빠른 성장세, 네트워크 속도 개선, 모바일 동영상 소비에 힘입어 향후 5년간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도 7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5G가 본궤도에 오를 2021년 한국의 모바일 사용자 수는 전체 인구의 약 88%인 4천540만명에 이를 전망이며, 2021년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은 2016년 대비 5배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한국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은 매 월 1.1EB, 연간 13.7EB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 1인당 모바일 기기 수는 1.5대, 전체 기기 수는 M2M 모듈을 포함 총 120억대에 이를 전망이다. 모바일을 통한 연결 가운데 M2M 연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5%에서 2021년 29%로 증가할 전망이다.

시스코와 업계는 2020년까지 5G 인프라가 대규모로 구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스코는 통신사업자가 가입자의 다양한 요구사항에 대응하고 모바일, 가정·비즈니스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해 5G 네트워크에 기대되는 혁신적 속도, 낮은 지연시간(low latency), 동적 프로비저닝(dynamic provisioning) 기능을 갖춰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5G 네트워크를 이루는 여러 요소 가운데 이전의 3G나 4G와 다르게 새롭게 주목받는 부분이 네트워크 트랜스포메이션이다. 수년간 거론되고 있는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과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가 통신인프라 혁신에서 필수불가결한 변화로 지목된다.

오늘날의 통신 인프라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 한번 만들어진 인프라는 새로운 수요에 맞게 변화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통신서비스 제공업체는 신규 인프라 구축을 통해 신규 수요를 흡수하려 했다. 그러나 이동통신업계에 정치사회적인 서비스요금인하 압력은 어느때보다 거세다. 곧 있을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가계통신비 인하는 인물과 정파를 막론하고 당연한 공약으로 언급된다.

통신사는 5G 시대를 맞아 막대한 투자를 해야 하지만, 동시에 이익을 줄여야 하는 외부요인을 동시에 맞닥뜨렸다. 서비스 품질은 높이고 가격은 낮추는 난제를 떠안은 것이다.

전통적인 통신인프라는 고비용, 저효율 구조의 늪에 빠져있다. 네트워크 인프라를 가상화와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건 통신사업자가 늪에서 빠져나올 중대한 기회를 제공한다.

5G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크를 위한 인텔의 아키텍처

SDN과 NFV는 표준화된 서버 가상화를 통해 네트워크 하드웨어에 대한 종속을 없애고, 상황과 필요에 따라 유연하게 인프라를 구성, 운영하게 해준다. 통신 서비스를 위한 네트워크 기능을 가상화된 서버 상에 소프트웨어로 구현함으로써 서비스 민첩성, 프로비저닝 간소화, 총소유비용(TCO) 감소 등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

NFV의 경우 유무선 네트워크 인프라 전반에서 현존 아키텍처를 완전히 뒤바꿔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용자가 통신 인프라에 연결되는 구조를 사용자에서 멀어지는 순으로 추상화하면 엣지, 액세스, 코어, 데이터센터 순이다.

엣지는 사용자가 이용하는 모든 종류의 기기다.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유선인터넷, TV, 셋톱박스 등이 포함된다. 기업이용자의 경우 회사에 설치되는 와이파이, 방화벽, 보안장비 등도 엣지의 범주에 들어간다. 이를 CPE(Customer Premises Equipment)란 용어로 부른다.

CPE는 NFV와 네트워크 가상화 기술의 혜택을 가장 극명하게 누릴 수 있는 분야로 분석된다. 이른바 가상CPE(vCPE)다.

vCPE는 고객 소유의 유선네트워크 장비를 가상화해 인터넷회선장비, 스토리지, 전화교환기, 보안 장비 등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한다. 기존 CPE 기능을 가상화하고 서비스 제공자의 클라우드로 옮겨 서비스 엣지 근처로 이동하거나, 기업체 고객의 사이트 서버 내로 위치할 수 있다. 이런 네트워크 구조에서 CPE는 사용자와 서비스사업자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 기업은 그동안 CPE를 위한 별도의 장비를 직접 구매하고, 운영했다. 반면 vCPE를 이용하면 통신서비스사업자에게 서비스만 구매하고, 통신사업자는 x86 플랫폼을 통해 vCPE 서비스를 즉각 제공한다.

인텔과 브리티시텔레콤의 vCPE 상용화 실증연구에 의하면, 대기업이 클라우드에서 vCPE를 사용할 때 32% 에서 39% 사이의 TCO를 절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장비와 지원 서비스에 들어가는 제반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사업자는 고객사를 직접 방문하는 횟수를 줄일 수 있고, 업그레이드도 간소화해 수행할 수 있다. 신기능의 적용도 빠르게 이뤄져 실패비용을 최소화하 수 있다. 새로운 서비스와 시장 출시 속도 단축, 판매자 결합 단축 등으로 서비스 사업자의 비즈니스 기회 포착은 눈에 띄게 증가한다.

인텔과 브리티시텔레콤은 vCPE의 비용절감 혜택에 주목하면서도, 네트워크 기능의 유연성 제공에 따른 최종소비자의 경혐 향상을 강조한다. 통신사업자는 네트워크 기능과 특징을 VM과 같이 어느 서버에서든지 인스턴스화해, 구성, 확장, 관리할 수 있다. 이는 지속적 개선과 진화를 약속하게 한다. 고객지향적 통신서비스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통신인프라의 엣지도 많은 변화를 보여줄 수 있다. 현재 통신서비스는 유무선을 막론하고 반드시 유선 인프라를 통해 통신사업자의 데이터센터에 연결돼야 한다. 자율주행차의 경우 실시간 교통정보를 클라우드에서 받아야 하고, 차량 센서의 정보도 클라우드에 종합돼 분석돼야 한다. 유선인프라가 트래픽을 끊김없이 받쳐줘야 안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5G가 과거와 달리 무선 인프라 못지않게 유선 인프라에 많은 투자를 하게 만드는 건 이 때문이다.

NFV는 네트워크 엣지에 데이터센터에서 제공되는 네트워크 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한다. ‘클라우드 엣지’란 콘셉트다. 도이치텔레콤과 BMW의 자율주행차 연구에 의하면, 자동차 간 센서 통신 시 먼 거리에서 일어난 교통사고에 대해 근거리 센서 대신 5G 네트워크로 정보를 받아야 한다. 운전자에게 알람을 미리 띄워 안전한 주행을 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사고 정보가 이동통신 기지국을 타고 백본망을 통과해 데이터센터까지 갔다가 또다른 운전자에게 전달돼야 한다면 연결지연 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어렵게된다. 클라우드 엣지는 이같은 데이터 분석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가 아니라 기기에 가까운 엣지에서 수행한다.

앞선 사례처럼 로레이턴시를 요구하는 애플리케이션, 트래픽 큰 애플리케이션, GPS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코어 네트워크를 거치지 않고 엣지에서 오가게 만들 수 있다. 코어 인프라의 네트워크 밴드위스를 절감함으로써 트래픽 병목현상을 제거하는 것이다.

NFV에 대해 인텔은 4가지 축을 기반으로 활발히 투자하고 있다. NFV 소프트웨어와 솔루션을 개발해 전달하는 딜리버리, 네트워크 인프라와 관련된 포괄적인 생태계 구축, 오픈소스 커뮤니티 지원, 최종사용자와 협업 등이다.

기술의 경우 CPU에 NFV 최적화된 네트워크 기능세트를 빠르게 추가하고 있다. 범용 CPU뿐 아니라 실리콘과 FPGA 라인업을 갖춰 5G와 NFV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뒷받침하려 한다. 오픈소스 분야의 경우 오픈스택 커뮤니티와 리눅스 재단의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새로 개발한 기술을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의욕적으로 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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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네트워크빌더란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네트워크빌더는 250개 파트너사와 20개 운영사를 확보해, 파트너가 NFV솔루션 최적화나 공동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홍희석 인텔코리아 부장은 “인텔은 네트워크 인프라 트랜스포메이션과 5G를 대비하는 인프라를 위해 기술 검증, 솔루션 테스트. 표준 기술 공동 개발 등에 적극적”이라며 “성능, 기능적으로 문제없는 네트워크의 아키텍처 만드는게 인텔의 첫번째 미션이고, 여러 기술 구현하는데 있어 필요한 오픈커뮤니티 기여해서 좀 더 개방된 환경으로 갈 수 있도록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