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 잃은 슬픔, 얼마큼 클까

“개의 무한 긍정에 호감...가족 잃은 것과 유사”

과학입력 :2017/04/09 09:49    수정: 2017/04/10 10:23

주변에서 애완견을 잃고 마치 가족이나 친구를 잃은 것처럼 괴로워하는 사람을 마주했을 때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많은 이들이 “슬픈 건 알겠는데 너무 좀 과장된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는데, 만약 당신도 비슷한 의구심이 들었다면 미국 심리학 교수의 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미국 녹스 대학의 프랭크 T. 맥앤드류 심리학 교수는 “애견을 잃은 슬픔은 결코 과장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실제로 애견의 죽음을 경험한 맥앤드류 교수는 사람과 애완견 사이에 얼마나 강한 유대감을 갖고 있는지를 알아보는 과학적 연구를 진행했다.

개의 탄생 기원에는 여러 설이 있지만, 많은 설이 가축과 농경의 역사보다 긴 1만년 전부터 개는 인간과 함께 살고 있었다는 내용이다. 인류학자 브라이언 해어 씨도 원래 늑대였다가 오랜 세월 속에 인간과 사회적 관계를 구축하면서 지금의 개로 변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맥앤드류 교수에 따르면 개와 인간 사이의 유대가 인간 간 유대보다 강해지는 것은 개가 무조건 무비판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개가 가진 특성은 우연이 아니라 수많은 세월 동안 의도적으로 품종 개량이 이뤄지면서 형성됐다.

MRI에서 개의 뇌를 스캔한 연구에서 주인에게 칭찬 받은 강아지의 뇌는 식사 시간과 동일한 정도, 또는 그 이상으로 강한 반응을 나타낸다. 또한 개는 인간을 인식하고 얼굴 표정만으로 감정을 읽을 수 있다. 따라서 개는 사람의 의도를 해석하고 주인을 도우려 하거나, 주인에 위해를 줄 수 있는 사람으로부터 주인을 떼어 놓으려 하기도 한다.

이런 개의 성격에 대해 인간도 긍정적인 반응을 돌려주려고 한다. 개를 보는 것만으로 사람은 웃는 얼굴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개를 기르고 있는 사람은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보다 행복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또한 지난해 10월 발표된 연구에서 개를 기르는 집은 종종 가족의 이름과 강아지 이름을 혼동해 잘못 부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경향은 고양이를 기르는 집에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이는 개가 가족의 일원으로 인식되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다. 즉 개를 잃는 것은 가족을 잃는 것과 가깝다는 뜻이다.

심리학자 줄리 액설라드 씨도 애견을 잃는 슬픔과 상실이 너무 고통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완동물을 잃는 슬픔에 머물지 않고 절대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상대, 안심과 위안을 주는 동료, 그리고 때로는 자신의 아이를 잃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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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애견을 잃은 사람은 친구를 잃었을 때보다 스트레스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발표된 한 연구에서는 애견을 잃은 주인은 개가 움직이고 있는 느낌이 들거나 숨결이 들리는 등 잘못 들어 생기는 실수를 경험하기도 했다. 이 현상은 애견이 죽은 직후, 유대가 강할수록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