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7일 첫 재판…팽팽한 공방 예상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옥중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뇌물 공여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첫 공판장에 선다.

불구속 기속된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등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삼성 측 핵심 피의자 4명도 함께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이재용 부회장 측 변호인단과 검찰은 그동안 세 차례에 걸친 공판준비기일을 통해 공소장의 적법성을 놓고 팽팽한 공방을 벌여왔다.

삼성 측은 특히 검찰의 공소 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비선실세 ‘최순실’씨에게 433억원대 뇌물을 제공했다는 뇌물공여가 핵심이다. 이밖에 횡령 및 재산해외도피(독일 소재 코레스포츠에 79억원 송금), 범죄수익은닉(정유라 말을 파는 척 허위계약서 작성), 국회에서의 위증 등이다.

하지만 불법적인 특혜를 받아 경영 문제를 해결할 생각과 시도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뇌물공여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게 이 부회장 측 주장이다.

그런 만큼 양측은 첫 공판부터 재판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한치의 양보도 없는 기(氣) 싸움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이번 재판은 지난 7개월 동안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불러오며 온 나라를 뒤흔들었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축소판이자 민간인의 국정 농단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가장 핵심적인 사안이다.

재판 결과에 따라 향후 검찰의 박 전 대통령의 기소와 재판, 미르-K스포츠 재단에 자금을 출연한 다른 대기업들의 처리문제, 국민연금이 연루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특혜 등 모든 사건 재판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열리는 첫 공판에서는 삼성이 최씨 딸 정유라씨에게 승마 훈련을 위한 경제적 지원을 해준 혐의가 가장 먼저 심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 측 입장에서는 가장 약한 고리다.

삼성 입장에서는 특검이 박 전 대통령과 경제적 공동체로 판단한 최순실씨의 존재를 이 부회장이 언론 보도 후에 인지했고, 자신의 경영 승계를 위해 최씨 일가를 특별 지원했다는 혐의에 대해 무죄를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변호인단을 통해 "3회에 걸친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어떠한 부정 청탁(경영승계) 사실도 없었다"며 "당초 정유라 개인만을 위해 (말을) 지원한 것이 아니었지만 최씨의 방해로 인해 정유라 개인을 지원하는 모양새가 됐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재단의 배후가 최서원(최순실)씨였다는 것도 몰랐다고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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